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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스탠딩 토론' 겉으론 '환영'…속으론 유불리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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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스탠딩 토론' 겉으론 '환영'…속으론 유불리 계산

후보당 18분씩 서서 자유토론 진행…긴박감·몰입감 높일 전망

주요 대선 후보들 일제히 '환영' 반응…속으론 맞춤형 전략 부심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정아란 홍지인 김동호 박수윤 기자 =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7일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원고없는 스탠딩 토론'을 도입하기로 하자 주요 대선 후보들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기존 토론과 달리 원고를 외우거나 대본을 참고해 토론을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후보의 토론 실력과 정책 이해도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선관위 토론은 A후보자가 3분간 정책발표를 한 뒤 B후보자와 2분간 자유토론을 하고 이어, C·D·E 후보자와 각 2분씩 자유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새로 도입한 스탠딩 토론은 먼저 사회자가 공통질문을 하면 토론자 5명이 짧게 답변한 후, 각 후보자가 18분을 한꺼번에 사용해 자유토론을 벌일 수 있도록 했다.

기존 토론 진행방식은 답변시간이 너무 짧아 깊이 있는 토론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밀도 있는 토론이 가능하도록 개선한 것이다.

또 청중이 후보자의 몸짓·토론 자세도 자세히 볼 수 있어 토론회의 긴장감과 역동성을 살리고 시청자의 몰입감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바른정당은 경선 과정에서 스탠딩 토론을 도입해 당내에서는 물론, 다른 정당과 유권자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당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양복 윗도리를 벗고 소매를 걷어 올린 채 일대일 자유토론으로 진행했다.

다만, 바른정당은 경선 토론회에서 작은 쪽지조차 참고할 수 없도록 했으나, 선관위 토론회는 A3 용지 이하 크기의 참고자료는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각 후보 캠프는 겉으로는 새로운 토론 형식이 "우리 후보에게 유리하다"며 자신감을 보였으나, 내부적으로는 후보에게 스탠딩 토론에 적합한 토론 기법을 숙지시키고 상대 후보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 TV토론 본부장인 신경민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각 당의 경선 토론을 거치면서 좋은 포맷이 나왔을 것"이라며 "그렇게 바꾸는 게 맞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신 의원은 "문 후보는 콘텐츠를 중시하는 사람이고 실제 콘텐츠도 가지고 있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며 "새로운 토론 형식이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 측은 지난 대선 당시 수차례 TV토론을 경험해 본 만큼 토론 형식과 관계없이 문 후보가 불리할 게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선두주자인 문 후보를 향한 집중 공세에 대비하는 전략을 짜내는 데 힘을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부터 대본 없는 끝장토론을 주장해온 만큼 스탠딩 토론 도입으로 안 후보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는 누가 써준 것을 외울 필요 없이 정책 구상이 정리돼 내재화돼 있다"며 "따로 자료가 없는 스탠딩 토론 방식은 우리에게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관위 차원의 토론회가 다자구도일 수밖에 없다면 추가로 언론사 등이 개최하는 양자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맞상대로 점찍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의 민경욱 TV토론팀장은 통화에서 "시간의 제약이 있지만 준비한 원고를 읽지 않는 방식의 토론은 평소 철학이나 가치관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민 팀장은 "홍 후보는 정치를 시작한 이후 20여 년간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일어난 세상의 모든 사안에 대해 자기 입장을 분명히 준비해 말씀하는 분이라 TV토론에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탠딩 토론을 하면 어느 후보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며 "10분만 토론하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는 분"이라고 덧붙였다.






바른정당은 스탠딩 토론 도입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이미 한차례 스탠딩 토론을 경험한 데다 호평까지 받은 유승민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경선을 통해 드러난 유 후보의 토론 실력과 정책에 대한 이해도 등을 고려할 때 다른 후보를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마저 내비쳤다.

유 후보 캠프 민현주 대변인은 통화에서 "선관위가 자유토론과 스탠딩 토론 방식을 도입해 국민께서 후보자의 역량을 가감 없이 판단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 한창민 대변인은 통화에서 "지금까지 토론회 방식이 너무 형식적이라 국민이 검열하기 어려웠다"며 "조금 더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는 방식이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자유토론 방식이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지, 효과가 잘 날지 고민이 이뤄지면 좋겠다"며 "우리 후보에게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 전략에 대해서는 "정치공학적으로 국민이 만들지 않은 양자구도 프레임을 짠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문재인·안철수와 심상정이라는 후보가 어떻게 다른지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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