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자 축구대결, 숨겨둔 '조커' 싸움이 승부수
북한은 허은별 대기…한국은 조소현 투입으로 맞불
(평양 공동취재단=연합뉴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북한과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7일 오후 3시 30분(한국시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18년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자가 내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여자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여자 아시안컵엔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 본선 출전권 5장이 달려있기 때문에, 대표팀은 반드시 북한을 꺾고 본선에 진출해야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남북대결은 '숨겨놓은 창과 창의 대결'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북한은 전력을 꼭꼭 숨기고 있다.
북한은 홍콩과 경기에서 아시아 정상급 공격수 허은별을 선발로 투입했다가 전반 도중에 빼고 성향심을 넣었다.
김광민 북한대표팀 감독은 "아시아에선 허은별을 다 알고 있다. 성향심을 교체로 넣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성향심은 지난해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북한을 우승으로 이끌며 '실버볼'을 수상한 대표적인 유망주 공격수지만, 한국전에선 허은별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도 숨겨놓은 비장의 무기가 있다.
대표팀은 인도전에서 주장이자 핵심 미드필더인 조소현을 아꼈다.
북한에 강한 정설빈은 후반전에 교체 투입했다.
핵심선수를 숨기고 있다는 점에서 양 팀은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선수단의 면면은 차이가 있다.
북한은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및 U-17 월드컵 우승 멤버들을 대거 수혈해 '젊은 피'로 나선다.
반면 한국은 유영아, 김정미, 정설빈, 전가을 등 베테랑의 경험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나갈 생각이다.
한국은 풍부한 경험을 기초로 북한의 세트피스를 막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북한은 홍콩전에서 기록한 5골 중 4골을 세트피스로 만들었는데, 한국 대표팀은 이를 대비한 수비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
남북 맞대결엔 5만 관중이 가득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대표팀 선수들이 극복해야 할 점이다.
경기가 열리는 김일성경기장은 관중 함성이 울리는 구조로 돼 있어 일방적인 응원전은 배가 될 전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문할 경우, 응원전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여러모로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이겨내야 할 점은 한둘이 아니다.
한편 대표팀 선수들은 6일 1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 능라도의 '5월 1일 경기장'에서 마지막 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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