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 "디젤자동차, 생각보다 일찍 사라질 것"
유럽의회, 자동차배출가스 관련 규제 강화 법안 채택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폴크스바겐(VW)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디젤 자동차의 환경오염 문제가 부각된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산업 담당 집행위원이 디젤 자동차가 생각보다 일찍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유럽 전문매체 EU옵서버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타 비엔코브스카 EU 집행위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강화 법안이 찬성 585대 반대 75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한 직후 이같이 밝혔다.
비엔코브스카 집행위원은 "디젤 자동차가 하루 아침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당초 예상보다 일찍 사라질 것"이라면서 "이번 조치로 결국엔 유럽의 도로들에서 디젤 차량은 없어지게 될 것을 매우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의회가 이날 통과시킨 법안은 출시 전에 VW의 조작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공식검사 때 배출가스가 기준치 이하더라도 도로주행 상태에서 그보다 더 많은 독성 물질이 배출될 경우 차량 1대당 3만 유로의 벌금을 제조업체에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EU가 도로주행 차량을 불시에 점검, 배출가스가 기준치를 넘기면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자동차업체와 각국 차량검사기관과의 유착을 막기 위해 배출물질 검사수수료를 검사기관에 직접 내지 않고 정부에 내도록 했다. 대신에 정부가 검사기관 설립 및 운영자금을 댄다.
이밖에 각 회원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산업을 봐주기 위한 정책 결정 등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회원국 결정을 공동 검토할 수 있게 된다. 회원국의 관련 당국 및 검사기관에 대한 EU 집행위의 감독권한도 강화됐다.
그러나 EU 차원의 독립적인 배출가스 감독기구 창설 방안은 마지막 순간에 법안에서 제외됐다.
유럽의회의 '디젤스캔들 조사 보고서'는 "회원국 검사기관들이 자국 자동차업체의 강력한 로비에 너무 취약하며 각 회원국 정부와 EU 집행위, 유럽의회 등도 업계 로비에 빠져 있다"고 비판하면서 EU 차원 독립기구 신설도 권고했었다.
유럽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은 행정부 격인 집행위 및 회원국 정부대표들로 구성된 이사회 등 3개 기관의 합의로 최종 결정, 시행된다.
가디언은 이번 조치로 결국엔 유럽연합 국가의 도로에서 디젤 자동차가 완전 추방되는 날이 훨씬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미 프랑스 파리, 스페인 마드리드, 그리스 아테네 등은 조만간 디젤 차량의 시내 운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사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은 지난 4일 오염물질 배출 차량의 런던 진입을 금지하는 조례안을 발표하면서 "솔직히 말해 우리는 제조업체를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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