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세론 시대 가고 대탕평 시대 올 것"…관훈 토론회
"문재인, 정치적 자산을 물려받은 것 부러워…단단한 지지층도 강점"
文 '삼디프린터' 논란에 "일반적으로 '쓰리디 프린터'라고 읽는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6일 "대세론의 시대가 가고 대탕평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집권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 측 인사도 등용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상대편 캠프에서 치열하게 싸운 사람도 문제를 푸는 데 최적이면 등용해 쓰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안 후보와의 일문일답.
-- 이번 대선 끝까지 뛸 것인가. 아니면 연대하나.
▲ 정당 존재 이유가 비전을 밝히고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선거를 치르고 평가를 받는 것이다. 집권한 정당을 중심으로 다른 정당과 합의하며 협치의 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정도다. 정치의 판은 국민이 만들어주시는 거다. 끝까지 돌파하겠다.
-- 정책과 이념이 비슷한 세력과 선거 연대나 단일화 협상은 가능한가.
▲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 나선 게 아니라 제 비전과 리더십이 더 낫기 때문에 선거에 나선 것이다. 어떤 형태로 구도가 짜이고 어떤 후보가 나서더라도 결국은 국민은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역사의 흐름에 따라 국민의 집단지성을 발휘해 결론 내려주시리라 믿는다.
인위적 정계개편은 시도하지 않겠다. 집권 후에는 넓은 의미에서 협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연정에 가까운 형태도 있을 것이다. 조속한 시일 안에 그런 부분은 결론날 수 있을 것이다.
--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은.
▲ 박근혜 정부를 출범시키는 데 역할을 한 사람들은 이번에 책임져야 한다. 다음 정권을 꿈꾸면 안 된다. 선거 이후 협치의 상대로는 좋은 파트너일 수 있지만, 지금 정권을 꿈꾸면 안 된다.
-- 다른 후보·정당과 연대하지 않을 것이 확실한가.
▲ 그렇다. 이제는 예전처럼 편 가르고 낡은 사고방식의 시대는 지났다. 진정한 통합은 국민이 합쳐져야 하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 국민 모두로부터 지지받을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통합이 가능하다.
-- 지지율 상승을 실감하나.
▲ 예전부터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았다. 정치인은 자신의 소신·철학·가치관·리더십으로 평가받는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 지지율 상승의 원인은.
▲ 당 완전국민경선 현장에 나가봤을 때 어린아이들 손잡고 오신 젊은 부부가 많았다. 그분들 말씀이 '우리 지금 너무 너무 어렵게 살고 있는데 우리 애들 만이라도 좀 제대로 편한 세상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 제발 좀 꼭 바꿔달라'는 것이었다. 열망을 넘어 간절함이었다. 그게 진짜 국민들 민심이라고 본다.
어떤 분들이 5년 전과 지금 바뀐 게 뭐냐고 물어보셔서 농담으로 목소리가 커졌다고 얘기한 적도 있다. 보통 자기를 바꾸기가 참 어렵다고 하는데 국가를 바꾸는 건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자기 자신도 못 바꾸는 사람이 어떻게 국가를 바꾼다고 나설 수 있나.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최근 만난 적이 있나.
▲ 만나 뵌 적 없다. 외교특사 말씀드린 게 2월 1일 사퇴하신 직후다. 반 전 총장은 정말 소중한 외교적 자산이라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믿는다 그런 분이 다음 정부의 여러 난맥처럼 얽힌 외교 문제를 먼저 미국과 일본과 중국과 만나면서 풀어갈 수 있으면 다음 정부에 보배·보석 같은 존재란 생각을 했다.
-- 지지율 상승은 보수층 표심 흡수 때문 아닌가.
▲ 정치인들이 '이 표가 내 표'라고 생각하는 게 교만한 거라고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다. 정치인을 통해 국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실현시키는 거라고 하기 때문에 지지가 모이는 것 아니겠나. 선물이 아니라 숙제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 다른 후보들이 연대하겠다는 흐름을 만들면 응할 수 있나.
▲ 너무 정치인 중심 생각이다. 작년 총선 때 다당제가 시대와 역사의 흐름이라 확신한 계기가 있었다. 흔히들 야권에서 '새누리당 40%는 콘크리트고 나머지 2~8번이 모두 합쳐야 이긴다'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깨달았다.
이미 정권교체는 결정됐고 남은 선택은 안철수에 의한 정권교체냐 문재인에 의한 정권교체냐 선택만 남았다. 두 명만 남을 수 있고 5명 그대로 완주할 수도 있지만, 그건 결론에 전혀 영향이 없다.
--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문재인 후보를 '삼디프린터'로 비판했다.
▲ 김 전 대표와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젠 정치공학적으로 그렇게 누구 손잡고 손들어주고 이런 일은 이제 국민께서 원하지 않는다. 그런 일은 전 없을 거라고 믿는다. 용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또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발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누구나 보면 '쓰리디 프린터'라고 읽는다.
-- 문재인 후보는 5년 전과 얼마나 변했나.
▲ 여러 가지 부러운 점도 많다. 정말 많은 정치적 자산들을 물려받은 것을 보면 부럽다. 단단한 지지층을 가진 것도 장점이다.
-- 5년 전 후보직 사퇴를 후회한 적 없나.
▲ 후회하지 않는다. 그때 3자 대결로 가면 필패한다고 확신했다. 문재인 후보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더 이상 협상 잘되지 않으니 3자 구도로 가겠다. 그러면 국민께서 한쪽으로 표를 몰아주실 것이다'고 했다. 그걸 보고 100% 지는 길보다 오히려 1%라도 이길 가능성,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대의를 위해서 양보했다.
-- 고정적 지지층 없이 특정인의 반대표로 막중한 대통령직 수행할 수 있나.
▲ 편 가르기 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국민으로부터 골고루 지지받는 대통령이 나와야 하는 시대다.
-- 문재인 후보에 비해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미래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대비할 자신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정책을 저도 냈고 문 후보도 냈는데 철학에 큰 차이가 있다. 미래에 대비하는 정부 운용철학이 저는 민간에 자율성을 주고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고, 문 후보는 정부가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공약이 무슨 차이인가'하는 분은 그걸 제대로 못 보는 것이다.
또 하나는 안보문제다. V3를 만들며 체화된 게 바이러스 침입하고 해킹 당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안보문제는 기본 중의 기본, 근간이란 생각이 강하다. 그런 철학은 문 후보와 차이가 있을 것이다.
-- 문재인을 꺾겠다는 것 외에 캐치프레이즈는.
▲ 처음부터 대세론은 없었다. 그 정도 지지율로 대세론이라 부른 적이 없었다, 그쪽 진영의 주장이었다. 제가 문재인을 꺾겠다고 한 것은 경선과정에서였다. 경선과정의 구호이지 그걸 본선에서 내세우진 않는다.
이젠 우리나라가 상속자의 나라가 아니라 자수성가가 성공 받고 인정받을 나라가 돼야 한다. 캐치프레이즈라면 자수성가·미래·유능을 말씀드리고 싶다.
-- 친문(친문재인) 패권 세력의 실체가 무엇인가.
▲ 정치하면서 계파정치의 폐해를 절감했다. 끼리끼리 나눠 먹는 거다. 그래서 계파세력이 집권하게 되면 전국에 있는 수많은 인재를 널리 등용하지 못하고 무능한 계파 내 세력만 등용해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을 시킨다. 무능하고 부패하며 실패한 정부가 되는 것이다.
집권하고 나면 전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고 그중에서도 자기랑 만나본 사람, 자기 말 잘 듣는 사람만 등용한 게 계파정치 폐해다. 정권교체가 아니라 계파교체가 되면 또 불행하게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맞을 거다.
-- 국민의당 의석수가 적도 인력 풀도 얕다.
▲ 박 대통령이 당선될 때 150석 넘는 의석의 정당 소속이었지만 국정운영이 매끄러웠나, 통합의 정치를 했나. 대통령 본인 문제다. 얼마나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하다. 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모두 집권하면 여소야대다. 의원 숫자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질적으론 차이가 없다.
저는 의학자였고 IT 과학기술자였고 벤처기업경영자였고 대학교수였다. 모든 분야마다 세계 탑 수준의 전문가들이 다 포진하고 있는 걸 봤다. 이 사람들이 대한민국 문제를 풀 책임을 맡으면 대한민국 문제는 지금보다 더 잘 풀 수 있다.
-- 집권 후 문재인 후보 캠프와도 거국내각 구성할 수 있나. 문 후보가 승리해서 거국내각을 제안한다면 응하겠나.
▲ 대세론의 시대가 가고 대탕평의 시대 올 것이다. 문 후보가 어떻게 할 지는 그쪽에 물어봐야 한다.
-- 집권 후 자유한국당이나 민주당과 연정이 가능한가.
▲ 입법할 때 모든 정당을 설득하는 것은 국회에서 너무 당연한 것이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연정에 대한 생각은.
▲ 선거 전이라면 그건 섣부르다.
ljungber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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