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후 구직사이트에 올린 글 보고 보이스피싱 조직서 연락
제대 한달만에 보이스피싱 연루된 20대 軍동기…"탈퇴하려니 돈내라 협박받아"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20대가 보이스피싱에 연루돼 쇠고랑을 차게 됐다.
6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임모(21)씨는 지난달 초 제대하고 나서 일자리를 찾으려고 아르바이트구직사이트에 프로필을 올렸다.
이를 본 보이스피싱 조직은 임씨에게 전화를 걸어 "하나저축은행인데 현장 외근직원을 구하고 있다"며 건당 30만원이 보장되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했다.
솔깃한 임씨는 막역한 사이였던 군대 동기 김모(21)씨에게 함께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 외국여행을 가자며 이 조직에 몸담았다.
두 사람은 처음에 유명하지 않은 금융기관에 취직됐다고 생각했을 뿐 보이스피싱 조직인 줄 몰랐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임씨가 경찰에 구속됐다는 소식을 다른 지인에게 전해 듣고 김씨는 일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외국에 있는 조직 총책은 "그만두고 싶으면 500만원을 입금하라"며 신상정보를 모두 경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김씨는 경찰에 자수했다.
임씨와 김씨 등 송금책 5명은 모두 20대로 고수익 아르바이트인줄 알고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
경찰은 송금책 임씨와 인출책 박모(46)씨를 구속하는 등 송금책·인출책·감시책을 총 9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외국에 총책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들은 지난달 10일부터 23일까지 검찰 등 수사기관이나 은행 등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방식으로 피해자 15명에게 2억8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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