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내일 세월호 있는 호남行…'치유·통합'의 깃발 올린다(종합)
광양제철소→5.18민주묘지→목포신항 방문…'黨·安·李' 당내통합 본격화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하루 동안의 휴식과 대선 구상을 끝내고 6일 대선 행보를 재개한다.
문 후보는 지난 3일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이후 4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5일 양산 자택에서 정국 구상을 마쳤다.
'양산구상' 뒤 첫 행보의 콘셉트는 '치유와 통합'이다.
문 후보는 6일 전남 광양제철소를 찾는 것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의 시작을 알린다. 모든 적폐와 지역·세대·이념 갈등을 용광로에 집어넣어 새 출발 하는 동시에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라는 게 문 후보 측 설명이다.
이어 문 후보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광양제철소와 민주묘지를 연이어 찾는 것은 산업화를 이룬 세대와 민주화를 이끌었던 세대와의 대통합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문 후보는 목포신항도 방문해 육상 이동을 앞두고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된 세월호를 둘러본 뒤 미수습자 가족을 위로하고 선체조사위원들을 격려한다.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첫 행보로 팽목항을 찾은 것과 같은 의미다.
적폐에 상처 입은 피해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치유하는 게 선행되어야만 국민 통합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로 갈 수 있다는 문 후보의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다.
이는 이번 대선을 적폐 세력과 정권연장 세력 간의 대결로 규정한 문 후보 측의 구상과도 연결된다.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범보수 진영과 손잡는 이른바 반문(반문재인)연대 시나리오가 공공연히 흘러나오면서 문 후보가 이를 적폐연대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어 문 후보는 목포대에서 학생들과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당초 문 후보는 목포 방문에 앞서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유족을 위로하려 했지만, 기상악화로 항공편이 여의치 않아 순연했다. 4·3 항쟁 69주기였던 지난 3일 민주당 순회경선 때문에 현장을 찾지 못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이 역시 이념 갈등 피해자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려는 데 방점이 있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 입주기업 관계자들과 예정됐던 일자리 관련 간담회도 취소됐다. 문 후보는 이후 4·3 평화공원 등을 찾는 방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문 후보는 이런 국민통합과 별개로 당내통합에도 시동을 걸었다. 전날 민주당 의원들 앞에서 '원팀' 구축을 강조하며 당 중심의 선대위 구성을 약속했던 문 후보는 이날 선대위 대변인단에 당은 물론 안희정 충남지사 측 인사들을 합류시켰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 인사도 조만간 합류하게 될 것이라는 게 문 후보 측 설명이다.
기존에 어느 캠프에도 합류하지 않았던 윤관석 수석대변인과 유은혜 의원 등 당 관계자들을 요직에 앉힌 것도 '원팀'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조만간 충청권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관계자는 "안 지사의 지지층을 보듬으면서 자연스레 안 지사의 정책을 이어받고 당내통합을 이루는 행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수도권도 방문해 이재명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메시지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중도 하차 이후 문 후보가 박 시장의 업적이 깃든 곳을 방문하면서 그의 정책을 수용하는 동시에 하승창 전 부시장 등 박 시장 측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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