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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참사의 원흉' 시리아 화학무기 논란의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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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참사의 원흉' 시리아 화학무기 논란의 약사

시리아 정부군·IS 사용사실 유엔 확인

참사 반복돼도 러·중 아사드 비호에 국제사회 규제무산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시리아의 화학무기는 국제사회의 6년 묵은 난제였다.

4일(현지시간) 최소 58명이 사망한 참사를 비롯해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줄곧 크고 작은 화학무기 사용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화학무기 때문에 사망한 이들은 수백명에 달한다.

유엔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권이 세 차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한 차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국제기구의 공식 조사를 통한 결론이었으나 국제사회의 규제는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 때문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리아 반군들은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아사드 정권의 소행을 의심하고 있다.

이 같은 비난과 부인의 모양새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 똑같이 되풀이되고 규제 논의는 공회전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이 시작될 시점에 미국 대통령이던 버락 오바마는 화학무기에 단호한 입장이었다.

그는 2012년 8월 20일 화학무기 사용이 미국에 시리아 내전 개입에 대한 기준을 바꿀 마지노선으로 규정하며 사용 때는 중대 책임을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화학무기 사용은 빈발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2013년 3월 19일 시리아 북부 칸알아살에서 정부군 병사 10여명을 포함한 26명이 사망한 사태를 두고 서로 상대가 화학무기를 썼다고 비난했다.

유엔 조사관은 나중에 사린가스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사용 주체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못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반군 장악 지역에서는 2013년 8월 21일 수백명이 경련을 일으키고 동공이 수축된 채 입에 거품을 물고 질식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 조사에 나선 유엔 조사관들은 사린가스를 실은 지대지 미사일이 민간인들이 잠든 시간에 주거지역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사린가스를 보유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의 소행을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달 31일 시리아 정부에 대한 보복 폭격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규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그 결과 유엔 안보리는 2013년 9월 27일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 재고를 폐기하라고 명령하고 따르지 않으면 무력을 쓰겠다고 경고했다.

시리아는 결국 2013년 10월 14일 화학무기금지협정에 서명하면서 화학무기의 생산, 비축, 사용이 금지되는 국가로 등재됐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이듬해 6월 23일 시리아 정부가 보유한 화학무기를 모두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리아 반군 집단들은 아사드 정권이 빼돌려 소재가 불분명한 화학무기가 있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는 2015년 8월 7일 OPCW와 유엔 조사관들이 시리아 내의 화학무기 사용실태를 조사하도록 승인했다.

이는 시리아 내에서 정부군이 반군 지역의 민간인들에게 염소가스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속출한 데 따른 조치였다.

염소가스는 사린가스와 같은 신경작용제보다 독성은 약하지만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화학무기로 분류되기도 한다.

OPCW와 유엔 조사관들의 패널은 2016년 8월 24일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2014년과 2015년 세 차례에 걸쳐 북부 이들리브 주의 민간인 거주지역에 있는 반군들을 겨냥해 염소가스를 사용했다는 것이 골자였다. 패널은 IS도 한 차례 화학무기를 썼다고 결론을 내렸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시리아 정부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아사드 정권의 강력한 후원국인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시리아 제재를 담은 결의안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한 결과였다.

러시아와 중국의 비호로 제재로부터 자유로워진 시리아에서는 올해 들어 대형 참사가 불거졌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북부 이들리브 주의 칸셰이칸에서 2017년 4월 4일 신경작용제 공격이 발생해 최소 58명이 숨졌다.

피해자들은 질식, 경련과 함께 동공이 수축되고 입에서 거품이 나오는 증세를 보였다. 목격자들은 러시아나 시리아의 수호이 전투기의 공습 뒤 독가스가 퍼졌다고 진술했으나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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