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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언 발에 오줌 누기'…지자체 대책 쏟아내지만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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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언 발에 오줌 누기'…지자체 대책 쏟아내지만 효과는 '글쎄'

주범 경유차 폐차 지원하고 전기차 도입하고…공장·발전소는 특별관리

"알리는 게 중요" 측정망 확충 나서…주범 '중국발 스모그' 해결 "정부 몫"

(전국종합=연합뉴스)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다다랐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자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교통·산업·생활 등 전 분야에 걸쳐 지역 실정에 맞는 미세먼지 저감 중장기 대책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당장 미미하다.

한반도 미세먼지의 주원인이 중국발 스모그와 자동차 매연에 있다고 추정하는데, 짧은 시간에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이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강화와 외교적 노력을 절실히 요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 경유차 '기피'…전기차·천연가스차 '각광'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대부분은 '자동차'에 집중된다. 자동차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원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경유를 연료로 하는 982대의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2030년까지 전기와 천연가스 하이브리드 버스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와 전기 이륜차를 각 1천대씩 2020년까지 보급하고 시가 운영하는 청소차량 41대도 2026년까지 천연가스 차량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466억원을 들여 전기차 2천대, 전기 이륜차 400대 등 친환경 자동차를 보급하고 충전기 1천269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노후 경유차 1천대 조기 폐차에 16억원, 경유차 400대 매연저감장치 부착에 12억원을 투입한다.

전국 최초로 중장비를 전기 엔진으로 교체하는 시범사업(50대, 7억5천만원)도 시행한다.

인천시는 2004년부터 대기 질 개선을 위해 지금까지 노후 경유차 3만5천890대를 조기 폐차했다.

하지만 2005년식 이전 노후 경유차는 여전히 7만5천대에 달한다.

인천시는 폐차 지원금을 작년 64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으로 56% 늘렸다. 이 예산이면 연내 6천700대의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할 수 있다고 인천시는 설명했다.

부산시는 항구도시답게 지난해부터 관용선의 디젤 엔진을 천연가스 엔진으로 교차하는 LNG선박 개조사업을 벌이고 있다. 주요 항만에서 운행하는 물류 장비인 야드트랙터도 연료를 LNG로 교체하는 사업을 통해 지난해만 37대를 교체했다.






◇ 화석연료 사용 '공장·발전소' 집중 관리

공장·발전소 등 각종 산업현장도 미세먼지 집중 관리 대상 중 하나다.

경기도는 지난 2월 24일 연간 80t 이상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도내 1종 사업장과 비산먼지를 일으키는 공기업 사업자 등 51개 사업장 대표들과 '대규모 미세먼지 발생사업장 자발적 감축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이들 사업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 2.5%씩 모두 10%의 대기오염물질 감축 목표를 설정, 자율적으로 추진한다. 비산먼지 사업장의 경우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해제 시까지 공사장 운영을 중단한다.

대규모 공장이 없는 제주도는 화석연료를 쓰는 발전소를 예비용으로만 갖추고 모든 전력을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울산시는 관내 기업의 고체·고형 연료 사용을 제한하고 저황유나 청정연료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강원도는 도내 2천개 환경오염물질배출사업장을 특별점검하고 오염물질 다량배출사업장 22곳에 대해서는 실시간 감시시스템(TMS)을 운영하고 있다.






◇ "제대로 알아야 대처한다"…측정소 확충

미세먼지 정도를 알지 못하면 그나마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없다. 미세먼지 측정망을 확충하는 움직임이 활발한 이유다.

경남도는 7개 시·군 20곳에 대기오염측정망이 있지만 초미세먼지를 측정할 수 있는 곳은 11곳뿐이다. 11개 시·군은 아예 측정망 자체가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초미세먼지 상시 측정소를 연내 11곳에서 22곳으로 확충하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창원·김해·양산·진주·통영·밀양에 초미세먼지 측정기 11대를 추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2025년까지 경남도 내 18개 시·군 전역에 1곳 이상씩 모두 38곳의 대기오염측정소를 가동한다는 장기계획도 수립했다.

충북도 역시 대기오염측정소 추가 설치를 통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때 발령되는 경보제가 올해부터 도내 전역으로 확대 시행된다.

그동안은 청주·충주·제천 등 3개 시에서만 미세먼지 경보제가 운영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충북도는 진천과 옥천에 대기오염측정소 설치를 마쳤고 영동과 증평에도 조만간 측정소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 미세먼지 주범 '중국발 스모그'…외교적 해법 '절실'

다만, 지자체들의 이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중국발 스모그 영향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부 요인 개선책만으로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올 초 수도권에 발생한 초미세먼지 원인의 약 80%가 중국의 영향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발생한 스모그가 북서풍을 타고 와 국내 대기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정부 차원의 묘책과 외교적 해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함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물론 지난해 2020년까지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고, 여기에는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한중대기질공동연구단'을 구성하고 지난 11월 양국 환경부 국장급 회의를 처음 갖는 등 진전도 있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환경 문제에 있어 긴밀한 관계"라며 "특히 대기보전은 양국의 가장 큰 관심사로 미세먼지 등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꾸준히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종구 김광호 김상현 김준호 김호천 이정훈 임보연 장영은 전창해 한무선)

jeon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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