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 필승론' 내세운 홍준표, 安 때리고 바른정당엔 러브콜
"4자구도로 끝까지 갈 것"…국민의당과 선긋고 바른정당과 단일화에 주력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4자 필승론'을 앞세워 중도를 배제한 보수 대통합에 주력하고 있다.
당초 홍 후보가 그린 선거승리 시나리오는 '4자 대결은 박빙, 양자대결은 승리'였다. 지난달 29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세미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한국당 후보의 4자 구도와 좌우 양자대결을 각각 가정해 이같이 내다봤다.
그러나 후보 선출 이후에는 4자 구도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홍 후보는 3일 당 사무처 월례조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4자 구도에 무게를 실으면서 "그렇게 되면 우파가 '4자 필승론'에 근거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권자의 35∼40%는 우파라는 게 필승론의 근거다.
홍 후보는 4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서는 "4자 구도로 끝까지 치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막판 합종연횡 가능성을 제쳐놨다.
이는 바른정당과는 어떤 식으로든 후보를 단일화하겠지만, 국민의당과는 결코 손을 잡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자대결로 가더라도 우파가 하나로 뭉칠 수만 있다면 충분히 집권이 가능하다는 필승론이 그 배경이다.
따라서 홍 후보는 '중도·우파 대연합론'을 접고 국민의당을 적으로 분류하는 한편, 같은 범보수 진영에 속한 바른정당에는 그동안의 신경전을 접고 부드러운 손길을 내밀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KBS에 출연해 "사실 국민의당이라는 것은 호남을 근거로 해서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서자 정당"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열린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후보자 인터뷰에서는 "결국 국민의당은 선거 전후로 민주당에 흡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홍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참 착한 사람 아닌가. 나이브하고…"라며 "좌파인지 우파인지도 잘 모르는 얼치기"라고 깎아내렸다.
안 전 대표가 경선 흥행에 힘입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를 노리는 데 대한 견제이자 안 전 대표로 보수층이 이탈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바른정당을 대하는 자세는 한껏 부드러워지고 있다.
주말까지만 해도 '제2의 이정희', '응석받이 어린이'에 비유하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수위 높은 신경전을 벌이던 홍 후보는 자신을 '무자격 후보'라는 유 후보가 공격한데 대해 이날 라디오에서 "여기에 대꾸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큰집이고 큰형님인데 동생이 대든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 있나"고 답했다.
전날 당 사무처 월례조회에서도 "바른정당을 절대 욕하지 말라"며 "대선이라면 적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하고 하물며 같은 동지끼리인데 일시적 감정으로 헤어졌다고 욕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홍 후보가 이처럼 바른정당과의 기싸움을 중단한 것은 유 후보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후보 단일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당내 의견을 수용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홍 후보는 지난 2일 저녁 김무성성 선대 위원장과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과 전화통화를 하고 '함께 하자'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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