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前 英외무 "북핵은 트럼프 협상력의 최대 시험대"
"김정은과 비밀 직접 협상도 한 방안"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영국 보수당 대표를 지낸 윌리엄 헤이그 전 외교장관이 북핵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대 협상력 시험대로 지적하면서 중국에 대한 압박과 함께 대북 직접 협상을 가능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헤이그 전 장관은 3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압박이 됐든, 북한과의 직접 협상이 됐든 '그의 생애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협상'을 시도해 볼 시기라고 지적했다.
헤이그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해결에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압박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미-중 협력관계의 기본구조의 일부로 제시할 경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백악관에서 이러한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하지 않으면 미국이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헤이그 전 장관은 북한의 핵무장 포기가 전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이는 중국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경제성장은 중국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에 대한 군사적 선택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 과의 직접 협상을 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란과의 핵 협상도 결국 오만에서 열린 미-이란 비밀협상을 통해 타결된 전례를 들어 미-북한 간 직접 비밀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 가능성을 전망했다.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고 미국과도 사이가 좋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을 협상 장소로 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은 최근 이복형 암살과 측근 처형 등을 통해 피해망상 환자류임이 드러났으며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그의 안전을 보장할 경우 (김정은에) 협상의 유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정은으로서도 우선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인 미국이 자신을 협상 상대로 인정하면서 신변 보장을 제시할 경우 협상에 솔깃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나라를 무한정 교도소처럼 끌고 나갈 수는 없으며 조만간 주민들의 소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김정은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헤이그 전 장관은 덧붙였다.
헤이그 전 장관은 물론 북한과의 협상은 약속에 대한 검증이 어렵고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아울러 국내적으로도 강력한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핵이 갖는 심각성, 파급성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그의 생애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협상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