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공사비 달라" 한화케미칼 생산라인 건설공사 '잡음'
울산공장 CPVC 설비 참여업체, 93억원 요구…한화 "과도한 금액"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고부가 염소화 PVC(CPVC)' 생산라인 건설의 공사대금을 두고 한화 측과 30여 개 하도급 업체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CPVC 생산라인 건설공사를 수행한 광영이엔엠과 이 회사 협력업체 관계자 등 30여 명은 3일 울산시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앞에서 집회했다.
이들은 "한화케미칼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을 정산하지 않은 하도급업체 모두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합당한 공사비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하도급업체들에 따르면 광영이엔엠은 설계와 공사를 일괄 입찰하는 '턴키(turn-key)' 방식으로 2015년 10월 초부터 2016년 11월 말까지 CPVC 생산라인을 건설했다.
애초 공사대금은 426억원인데 공사 과정에서 한화케미칼의 설계 변경 요구, 이에 따른 작업물량 증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93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이 하도급업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한화 측이 추가 공사비용을 인정하지 않고, 요구액의 5분의 1 수준인 18억원가량만 지급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도급업체들은 "당장 만기가 다가오는 어음을 막지 못해 상당수 업체가 부도 위험에 직면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케미칼 측은 하도급업체들이 요구하는 추가 공사비용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본사 법무, 재무 부서 등에서 추가 금액을 검토하고 있으나 93억원은 터무니없는 규모라는 것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400억원짜리 공사에서 4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면서 "검증 절차를 통해 추가 비용 정산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CPVC는 기존 PVC의 염소 함량을 높인 것으로 열·압력·부식에 견디는 성질이 우수해 소방용·산업용 특수 배관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높은 기술 수준이 필요해 미국과 일본 등 국외 소수업체만 생산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한화케미칼이 이번에 국산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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