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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재판 불복·왜곡, 우려스러워"…'재판 독립'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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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재판 불복·왜곡, 우려스러워"…'재판 독립' 강조

신임법관 임용식…"편향된 생각 버리고 국민 신뢰와 지지 받아야"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양승태(69·사법연수원 2기) 대법원장이 최근 법원 판결을 둘러싼 외부의 불복·왜곡 등 '사법부 흔들기' 시도가 심화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판사들에게 사명감을 갖고헌법이 보장한 '법관의 독립'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이 승복하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양 대법원장은 3일 오전 10시 대법원 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신임법관 임명식에서 "재판에 대해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 하는 우려스러운 일들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법관은 이러한 위협에 당당한 기개와 각별한 사명감으로 맞서야 한다. 재판의 독립은 법관 스스로가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리 사회의 분쟁과 대립이 격화되면서 재판에 대한 건전한 비판을 넘어 그 결론이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불복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전파하고, 심지어 법관 개인에 대한 저급한 비난이나 명예훼손적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발부나 기각 등 법원의 판단을 두고 정치적 이해가 다른 단체나 개인 등이 도를 넘어 비난하고, 결정에 관여한 판사 개인에 대해서까지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의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양 대법원장은 "재판의 독립을 지키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국민의 지지와 신뢰"라며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른 법관의 소신 있는 재판을 주문하는 동시에 한편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합리적 결론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재판의 독립이 법관에게 자의적인 판단을 허용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그 자체가 궁극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도 아니다"며 "법관이 신뢰를 상실한다면 재판 독립의 원칙 또한 지켜낼 수가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법관 스스로 주관적인 신념이나 편향된 생각을 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 대법원장은 "법관의 양심은, 개인의 주관적인 신념이나 편향적인 생각을 극복한, 사회 일반이 보편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정의롭고 합리적인 가치관이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에 부족함이 없는지 두루 살피고 다른 견해를 주의 깊게 경청하며, 치밀한 근거를 가지고 판단을 논증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한 사회의 종말이 시작되는 징표"라는 프랑스 대문호 오노레 드 발자크의 발언을 인용해 신임법관들에게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으며 헌법적 사명을 훌륭히 수행하는 판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hy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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