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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 정착촌' 묵인할듯…중동정책 '상전벽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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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 정착촌' 묵인할듯…중동정책 '상전벽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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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 정착촌' 묵인할듯…중동정책 '상전벽해' 예고

헤일리 유엔대사 "'이스라엘 편견' 안돼"…'유엔 정착촌 규탄'도 백지화 시사

'2국가 해법' 뿌리부터 흔들…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문제도 '뇌관'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이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건설을 사실상 묵인하는 쪽으로 대(對)중동정책을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동정책의 핵심이자 수십년간 유지해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을 근본부터 바꾸려는 움직임이어서 중동은 물론 세계 정세에까지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2일(현지시간) ABC 방송에 출연해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이스라엘 정착촌 반대 정책을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편견(Israel bias)"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편견에 주목하는 사람들을 불러모음으로써 유엔에서 일어나는 이스라엘에 대한 편견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토론을 통해 유엔의 분위기와 문화를 바꾸고 있고, 그와 더불어 세계의 문화와 기류도 바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헤일리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규탄하도록 주도했던 전임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인 지난해 12월 유엔 안보리에서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상정됐을 때 이례적으로 반대 대신 기권표를 던져 결의안 통과를 암묵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여겨졌다.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이 우리를 배신했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는 상당히 냉랭해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양국 관계는 다시 훈풍을 타기 시작했다.

헤일리 대사는 또 이스라엘 정부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탄압하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 정권'으로 규정한 유엔 보고서에 대해서도 비판적 태도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그 보고서를 철회했고, (보고서를 발표한) 유엔 사무차관도 사임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를 이끄는 미국이 지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영토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는 이른바 '2국가 해법'을 줄곧 지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헤일리 대사의 언급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지금까지 2국가 해법에 따라 '불법 건축물'로 규정돼온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트럼프 행정부가 암묵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미국의 중동정책에 예고돼온 회오리가 가시화된 셈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좌)



헤일리 대사의 이날 발언은 이번 주 아랍연맹(AL) 의장국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과 주요 회원국인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워싱턴DC 방문을 앞두고 나와 더욱 주목된다.

또 지난달 말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류 요청에도 서안 정착촌 신규 건설을 20년 만에 승인하는 강수를 둔 지 며칠 안 돼 나온 발언이라는 점도 심상치 않다.

엘시시 대통령과 압둘라 국왕은 3일과 5일 잇달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문제를 포함한 중동평화협정 복원 이슈와 수니파 무장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 전쟁, 시리아 내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헤일리 대사의 발언으로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문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 정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최종 지위 협상에서 예루살렘 문제가 결정돼야 한다는 외교적 입장을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부터 줄곧 유지해왔으며, 이에 따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여러 차례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의향을 이스라엘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져 아랍 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lesl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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