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경찰 "김정남 암살 용의자 3명 전원 출국 허용"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김정남 암살에 연루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던 북한인 용의자 3명 전원에게 출국이 허용됐다고 말레이시아 경찰이 31일 밝혔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진술을 확보한 뒤 3명 전원에게 출국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모두 확보했다"면서 이들이 진술한 내용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30일 오후 김정남의 시신을 북측에 인도하고 김정남 암살을 배후지원한 혐의를 받아 온 현광성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의 출국을 허용했다.
다만 이들과 함께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해 온 것으로 알려진 북한국적자 리지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출국이 불허됐을 수 있다는 관측을 불렀는데,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할릿 청장은 이들과 별개로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이용해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오종길, 리지현, 리재남, 홍송학 등 4명에 대해선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4명은 김정남을 살해한 직후 출국해 현재는 평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이터 통신 등 일부 언론은 "김정남 암살 직후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이 사망자의 신원을 '김정남'이라고 확인했다가 그 이튿날 이를 전면 부인하며 말을 바꿨다"고 할릿 청장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사망자가 '김 철'이란 이름의 평범한 북한 시민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는 사망자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란 사실을 시인할 경우 정권 차원에서 그를 살해할 동기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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