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투석 70대·지적장애 40대 모녀 가스중독…구사일생
"어머니가 전화를 안 받아요"…며느리 신고에 경찰이 응급처치해 목숨 건져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신장투석을 받는 70대 여성과 지적장애 2급인 딸이 연탄가스에 중독돼 숨질 뻔했으나 며느리의 신고 전화와 경찰의 응급처치로 목숨을 건졌다.
31일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어머님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로 했는데 안 오셨다고 한다. 전화도 안 받으셔서 집에 잘 계신지 확인 부탁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장 춘천시 효자동의 이모(72·여) 씨 집을 찾았다.
집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인기척이 전혀 없었으나 현관문 연통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한 경찰은 위기 상황을 직감하고 담을 넘어 현관문을 강제로 열었다.
문을 열자 연탄가스 냄새가 진동했고 방 안에는 이 씨와 그의 딸 안모(44) 씨가 쓰러져 있었다.
이 씨는 호흡과 맥박이 뛰지 않았고, 혀가 기도 쪽으로 말려 들어가 숨진 것처럼 보였다.
안 씨는 의식은 있었으나 가스에 중독돼 정신이 혼미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다.
경찰은 119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이 씨에게 20여 분간 심폐소생술을 했고, 이 덕에 이 씨는 호흡과 맥박이 돌아와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모녀는 현재 인근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의식을 회복 중이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이 씨는 오래전 남편을 잃고 지적장애를 앓는 딸과 둘이서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신장이 좋지 않은 이 씨가 투석을 받기로 한 날이었다.
경찰은 연탄보일러 연통이 매우 많이 녹슬어 있어 가스가 샌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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