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준 "'벚꽃 엔딩' 인기 비결? 나도 이해 안될 때 있어"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벚꽃'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아티스트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대개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거장들을 다룬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작품에 접근하고 싶었어요."
음악 다큐멘터리 '다시, 벚꽃'을 연출한 유해진 감독은 31일 서울 중구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의 주인공으로 싱어송라이터 장범준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다시, 벚꽃'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한몸에 받게 장범준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 영화다.
이어 유 감독은 "아티스트의 20대는 제한 없는 창작력과 불꽃 같은 열정과 에너지가 폭발하는 시기"라며 "음악적 성장 속도가 엄청난 시기에 아티스트의 인간적 고뇌와 시행착오를 담고 싶어서 장범준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범준이 워낙 미디어 노출을 싫어하기에 몇 번을 찾아가 만나고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다시, 벚꽃'은 '슈퍼스타K3' 준우승 후 2012년 3월 발표한 '벚꽃 엔딩'과 '꽃송이가' 등의 히트곡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밴드 '버스커 버스커'의 리더 장범준이 '버스커 버스커' 활동을 중단한 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고백하는 영화다.
MBC PD로서 '휴먼다큐 사랑' 등을 연출한 유 감독은 "영화를 만든다면 꼭 음악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며 "장범준이 미디어 노출도 꺼린 채 무료 거리공연을 하고 인디 밴드들을 도우려 노력하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그의 다큐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장범준은 "솔로 2집 앨범의 작업 과정을 남기고 싶었는데 이렇게까지 많은 일상생활이 작품에 담길지 몰랐다"며 "일을 시작할 때 '기왕 이렇게 된 거 해보자'는 식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다큐에는 화려한 무대를 벗어나 거리공연을 버스커, 인디 뮤지션들과 고군분투하는 기획자, 어린 딸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딸 바보' 등 장범준의 다양한 모습이 담겼다.
아울러 끊임없이 자신의 음악 세계를 연구하는 진정한 음악가로서의 면모와 음악인으로서 노동의 가치에 대한 고민도 담겼다.
장범준은 "지극히 평범했던 제가 다른 사람들이 동경하는 인물이 됐다"며 "자신을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부족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남들이 힘든 일을 하며 돈을 벌듯이 나도 날마다 출근해서 연습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장범준은 메가 히트곡을 냈고 그것이 주는 달콤함이 있지만 '반지하 1호'(작업실 이름)에 매일 샐러리맨처럼 출퇴근하며 음악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이라며 "저렇게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장범준은 '버스커 버스커' 활동을 돌연 중단한 데 대해 "저는 공식적으로 '버스커 버스커' 해체를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못 박듯 말했다.
이어 "해체가 아니라 뭔가를 준비하는 과정 같다"며 "'버스커 버스커' 활동을 위해서는 음악적으로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매년 봄마다 '벚꽃 엔딩'이 음원차트를 '역주행'하는 데 대해 장범준은 "아직도 차트를 보면 놀랄 때가 많다"며 "제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는데 늘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왜 미디어 노출을 꺼리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원래 되게 '소심한 A형'이고 긴장도 많이 해서 데뷔 전부터도 셀카를 찍는 일도 없었다"며 "굳이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굳이 (미디어 노출) 선택하지 않는 게 소신"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장범준 2집의 제작 과정과 여러 히트곡이 나오게 된 비화를 담고 있다. 아울러 장범준의 미발표곡도 감상할 수 있다.
러닝타임 내내 흐르는 '벚꽃 엔딩', '여수 밤바다' 등의 노래들이 편안함과 따뜻함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4월 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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