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차량 망치로 '쾅쾅'…조울증 30대 벌금 300만원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차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경적을 울렸다는 등의 이유로 망치로 상대 차량을 파손해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양극성 장애(조울증)를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단독 김도균 판사는 특수손괴 혐의로 기소된 A(37) 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14일 오전 7시 35분께 미니 쿠퍼 차량을 몰고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도로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뒤따라오면서 경음기를 울린 SM5 차량 운전자 B(49·여)씨에게 "한번 찍어 줄까요"라고 소리쳤다.
B씨로부터 "마음대로 해보라"는 말을 들은 A씨는 차에 있던 망치로 B씨의 차량 보닛을 내려치고 달아났다.
놀란 B 씨는 300m를 추격, 신호 대기 중인 A씨의 차량을 앞에서 막아섰다.
차량에서 내린 A씨는 망치를 들고 B씨 차량 보닛을 8차례 내리찍고 양쪽 후사경(사이드미러)를 파손했다.
A씨는 경찰에서 "차선을 바꾸려는데 경적을 울린 데다 차량 앞을 막아서 화가 났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운전 중 다툼으로 인해 망치를 사용하여 상대방 차량을 손괴해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A씨가 양극성장애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점과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양극성 장애는 기분이 상승한 상태인 조증(躁症)과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인 우울증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것으로 조울증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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