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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항구'와 작별 준비하는 세월호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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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항구'와 작별 준비하는 세월호 가족들

목포신항 이사 앞둔 팽목항 임시숙소 가족들 "4월 17일이 어서 오길"

(진도=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아프고 슬픈 곳이죠. 어떨 땐 제2의 고향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원해서가 아니라 있을 수밖에 없었던 곳이잖아요. 착잡하네요."




지난 3년간 팽목항을 지키며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기다려온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팽목항을 떠나 이르면 오는 31일 오후부터 목포신항으로 임시숙소를 옮기기로 했다.

정부가 바닷속에 가라앉았던 세월호를 3년만에 인양해 목포신항에 거치함에 따라 가족들은 이제 그곳에서 머물며 하루빨리 미수습자를 수습해 매일매일이 '2014년 4월 16일'인 삶에서 나아갈 수 있길 기도할 예정이다.

9명의 미수습자 중 한 명인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는 30일 "팽목항에서는 항상 달력이 멈춰 있는 느낌이었다. 2014년 4월 16일에 내려와 가족 찾아달라고 했던 상황에서 달라진 것이 없었으니…. 어찌 보면 더 좋은 일로 떠나는 거니까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며 바다를 바라봤다.

이날 오전 팽목항 주차장 한쪽에 자리 잡은 임시숙소에 빈 플라스틱 상자를 실은 승합차 한 대가 도착했다.

3년간 팽목항에서 가족들과 함께해온 세월호 희생자 진윤희(단원고 2학년 9반)양 삼촌 김성훈씨의 짐을 옮기기 위한 차였다.

임시 숙소 내 가족식당에서 밥을 짓고 서로 의지하며 지내온 김씨는 9명의 미수습자를 모두 찾을 때까지 곁을 지켜주기 위해 목포신항 인근에 거처를 구해 이날 미리 짐을 옮겼다.

목포신항이 국가 주요 보안시설구역이라 사전에 허가를 받은 현장 관계자, 취재진, 가족들 외에는 출입이 통제되지만 김씨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족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소형 서랍장과 플라스틱 상자 4개, 겨울 점퍼 한 벌, 청소도구, 휴지.

3년간의 살림살이라고 하기엔 너무 단출했다.

컨테이너로 된 방 한 칸에서 간소하게 생활해온 미수습자 가족들 역시 짐을 싸고 말 것도 없다며 방 한쪽에 점퍼와 이불, 칫솔, 소형 거울 등을 그대로 놔뒀다.

진도군 등은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의 출발 시기 등을 고려해 이르면 오는 31일 오후부터 가족들의 컨테이너 주택 10동을 먼저 옮길 예정이다.

이동파출소와 경기도교육청 사무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성당 등도 순차적으로 팽목항에서 철수하며 임시 분향소와 식당, 가족회의소 등은 일단 보존 조치한다.

해수부는 이날 중으로 세월호 이송준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세월호 선체와 반잠수식 선박 간 고정 작업 및 반잠수식 선박 날개탑 제거 작업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31일 새벽에라도 출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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