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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달군 국민의당 경선…안철수 "팍팍 밀어주이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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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달군 국민의당 경선…안철수 "팍팍 밀어주이소"(종합)

孫 "경선승리 목표 아냐"…朴 "달빛동맹의 아들"

4차 경선도 1만 넘겨…박지원 "대구 민심 '문재인 안 돼'"



(대구=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민의당 대선주자들이 30일 달구벌에서 '4차전'을 치렀다.

당의 '불모지'로 여겨지는 TK(대구·경북) 지역인 만큼 저마다 절박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총력 유세전을 펴는 모습이었다.

다만 안철수 전 대표의 독주 속에 당 경선이 이미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각 후보의 전략적 대응에는 분명한 온도차가 감지됐다.

안 전 대표는 본선을 겨냥한 TK 표심잡기에 골몰한 반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대선 전 연대론을 재차 강조하면서 '새판짜기'에 여전히 방점을 찍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동서 화합을 위한 호남 출신 대통령론을 내세우면서도 패권세력의 집권을 반드시 막자며 정치세력간의 '연합론'을 역설했다.

이날 경선 투표자는 지난 부산·울산·경남 경선 때처럼 총 1만명을 넘겼고, 불법 동원 등 특이할 만한 사고 없이 치러졌다. 별 탈 없이 계속된 경선 흥행 행진에 당도 잔칫집 분위기를 이어갔다.

박지원 대표는 투표 마감 2시간 전 기자석을 돌며 "1만1천500명 정도 될 것 같다. 계속해서 대박을 치고 있다"며 "어제 대구 주요 언론사 사람들을 만났는데 대구에서도 2~3일 전부터 문재인이 안 된다, 국민의당이 된다는 변화가 강하게 감지된다"며 본선 승리를 자신했다.

오후 한때 강원도 지역 투표자가 급증세를 보이자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4차 경선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강원도의 힘'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 安 "야물딱지게…팍팍 밀어주이소" 孫 "경선승리 목표 아냐"

안 전 대표는 지난 28일 부산에서 열린 경선 연설회에 이어 이날도 연설 도중 자신의 고향인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전략으로 TK(대구·경북) 지역의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호남 경선에서는 '호남 사위'를 강조한 바 있다. 부인 김미경 교수가 순천에서 태어나 여수에서 자란 이력을 내세운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연설 말미에 "야물딱지게 하겠습니다. 팍팍 밀어주이소"라고 외치며 두 손을 번쩍 들어 보였다.

연설회장에 머무는 내내 안 전 대표는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는 만큼 손 전 대표, 박 부의장보다는 한결 느긋한 모습이었다.

손 전 대표가 연설에서 자신의 '자강론'을 또 한 번 강도 높게 비판할 때도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연설문을 내려다보며 여유롭게 '퇴고 작업'에 열중했다.

손 전 대표는 이전 PK(부산·경남) 경선 연설 때처럼 '역전홈런', '뒤집기'와 같은 어휘는 사용하지 않았다. 1위 안 전 대표와의 격차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자인한 듯한 표정이었다.

다만, 대선 전 연대론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면서 자강론을 고수하는 안 전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손 전 대표는 "저의 목표는 단지 경선승리에 있지 않다. 새로운 개혁중심 세력을 구축해 정치의 통합과 안정을 기하는 것이 저의 과제"라고 말해, 이른바 '제3지대'발 새판짜기를 강조했다.

그는 퇴장 후에도 검정색 카니발 차량 위에서 스피커폰을 들고 장외 연설을 하는 투지를 보였다.

경선에서 가장 뒤처져있는 박 부의장은 이날도 호남 대통령론을 내세우며 '달빛동맹'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박 부의장은 연설에서 "달구벌 대구, 빛고을 광주는 달빛동맹의 형제"라면서 "달빛동맹은 한미동맹보다도 더 굳건하다"고 말했다.

◇ 박지원 "박지만 부부 보고 나도 눈물"…강신성일 깜짝 방문 투표

박 대표는 이날도 세 후보의 합동연설회에 앞서 특유의 농담으로 분위기를 '예열'했다.

박 대표는 "당 대표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달라"면서 "이러한 열렬한 지지를 받아서 5년 후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로 반드시 출마하겠다"는 농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당 경선이 큰 사고 없이 진행되는 것은 물론 예상 밖 흥행을 이어가자 매우 고무된 표정이었다. 앞서 2차 전북 경선 때는 어깨 춤을 춰 보이기도 했었다.

그는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 "오늘 아침 4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동생, 박지만 회장 부부가 자기 누나를 찾아가서 울었다는 기사를 보고 역시 우리는 그런 인간미 있는 대통령을 바라고 있었구나 하고 저도 눈물이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거점투표소가 차려진 대구실내체육관을 깜짝 방문한 강신성일 전 국회의원(제16대·대구 동구)을 직접 에스코트하며 투표를 도와주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 대표는 페이스북에 "영원한 국민배우 신성일 의원님도 대구 체육관에 나오셔서 투표하셨습니다. 누굴 찍으셨나 물으니 지원이 니 찍었다 하십니다"라고 적었다.

박 대표는 투표 마감 2시간 정도를 앞두고 누적 투표수가 9천500명을 돌파하자 기자석을 돌며 'OK' 모양으로 손가락을 쥐어 보였다. 애초 목표치인 1만명을 너끈히 넘길 수 있다는 제스처였다.

당에서는 이날 1만명을 목표로 삼았지만, 정오 때만 해도 3천명 안팎에 그치면서 일부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불안해하는 모습도 엿보였었다.



◇ 장외 응원전 '우리가 남이가'…장내 열기는 '썰렁'

지지자들은 합동연설회가 열리기 30분 전인 오후 1시께부터 체육관 정문을 기준으로 양 갈래로 늘어선 채 응원전 예행연습에 열중했다.

안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날 생각보다 따가운 봄 햇살을 예견이라도 한 듯 녹색 우산을 맞춰 쓰고 나와 안 전 대표가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이들은 "자강안보 안철수, 4차업 안철수" 등을 외치며 경선승리를 확정한 듯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손 전 대표와 박 부의장 지지자들은 각각 "박주선! 박주선!", "대한민국, 손학규"를 외치며 맞받아쳤다.

그러나 막상 후보들이 속속 체육관에 들어서자 이들은 '원팀'으로 변모했다.

지지자들은 네 편 내 편 할 것 없이 박 부의장, 안 전 대표, 손 전 대표가 차례로 도착하자 한데 어울려 연호를 외쳤다.

한 50대 남성은 "경선 싸움, 이제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남이냐"고 했다.

장외와는 달리 체육관 내부 열기는 썰렁했다. 2천500석가량 준비된 좌석에는 3분의 1도 안 되는 700여 명만 자리했다. 앞서 3차례 경선 가운데 가장 적은 규모였다.

장내에선 후보들이 연단에 올랐을 때 소규모 지지자들이 연호를 간간이 외치는 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이었다. 피켓도, 막대풍선도 없었고 장외에서 나부끼던 녹색우산도 자취를 감췄다.

goriou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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