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이 인도서 만난 복병은?…中자본 업은 현지 스타트업
中 IT기업들, 2015~2016년 인도 스타트업에 3조6천억원 투자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페이스북, 아마존, 우버 등 미국 대형 IT 기업들이 인도시장에서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중국 IT 기업들이 인도 현지 스타트업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미국 IT 공룡들의 인도시장 장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들어 미국 IT 기업들은 인도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총인구가 12억 명에 이르는 데다가 국민 다수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IT 강국이라는 점이 IT 기업들의 구미를 당겼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나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등이 인도에 눈독을 들일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이 강력한 브랜드파워와 자본을 앞세워 손쉽게 현지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비등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을 깨고 현지 기업들은 미국의 IT 공룡에 맞서 시장 점유율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태다.
이 배경에는 중국 IT기업들의 통 큰 지원이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이달 인도 모바일 결제 및 온라인 쇼핑서비스 기업인 페이틈(Paytm)의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에 2억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 2015년 페이틈 모회사 원87 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 40%를 5억 달러에 사들인 데 이어 두 번째 투자다.
중국의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도 지난해 ANI 테크놀로지의 지분을 인수했다. ANI 테크놀로지는 '인도판 우버'라고 불리는 올라를 지원하고 있다.
또 웨이신(微信·위챗) 서비스로 유명한 텅쉰(騰迅·텐센트)은 지난해 인도 메시지 앱 하이크가 1억7천50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투자받을 때 참여했다.
2015년부터 2016년 사이에 중국 기업이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한 총액은 무려 32억달러, 한화로 3조6천억원에 달한다고 리서치업체 AVCJ은 추산했다.
또 중국 기업은 돈만 쏟아 붓는 것이 아니라 인도에 전문인력을 보내서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하이크 창업자인 카빈 바티 미탈은 "(텅쉰) 사람들은 우리가 만들고자 한 것을 만들어줬다"며 "인도의 경제와 인구는 미국보다는 중국과 더 공통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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