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새 해운동맹 출범…"부산항 환적 비효율 개선 시급"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새롭게 재편된 해운동맹 체제가 4월 출범하면 부산항에도 상당한 변화가 온다.
특히 한 부두 안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다른 부두로 옮겨야 하는 환적화물이 늘어나 항만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30일 발표한 동향보고서에서 해운동맹 재편에 따라 선사들이 이용하는 터미널이 바뀌면서 부산항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터미널 간 환적화물 이동이 추가로 발생, 비효율적인 항만이라는 인식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M(머스크, MSC), G6(현대상선, APL, 하파그로이드, MOL, NYK, OOCL), CKYHE(코스코, K라인, 양밍, 한진해운, 에버그린), 오션3(CMA CGM, 차이나시핑, UASC) 등 4개의 해운동맹은 2M(머스크, MSC), 디얼라이언스(하파그로이드, NYK, MOL,K라인, 양밍), 오션(CMA CGM, 코스코, 에버그린, OOCL) 3개로 재편됐다.
해운동맹 재편으로 부산신항 터미널을 이용하는 선사들의 면면이 지금과 많이 달라진다.
부산신항 2부두(PNC)를 이용하던 2M은 1부두(PNIT)와 3부두(HJNC)를 이용하기로 했다.
디얼라이언스는 신항2부두와 계약했고, 오션은 신항5부두(BNCT)를 주 기항지로 이용한다.
이런 선사들의 기항 터미널 변경으로 부산신항의 환적 컨테이너 처리 체제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신항의 환적 컨테이너는 2011년 이후 연평균 13.2%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신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57.1%를 차지했다.
환적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 다른 나라의 수출입화물을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미국이나 유럽 등 제3국으로 수송하는 것을 말한다.
한 곳의 터미널에서 모든 작업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부산항은 북항과 신항으로 나뉜 데다 신항은 5개 터미널 운영사가 난립한 탓에 상당한 물량을 다른 터미널로 옮겨서 환적해야 한다. 이를 타부두 환적이라고 부른다.
신항의 타부두 환적은 2011년 이후 평균 9.8%씩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피트짜리 기준 192만개에 달했다.
이처럼 외국보다 높은 타부두 환적 비중은 해운동맹 재편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신항에 기항하는 해운동맹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처리하는 2M의 기항 터미널이 1곳에서 2곳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해양수산개발원은 올해 신항의 타부두 환적화물이 지난해보다 13만개 늘어난 176만개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환적화물을 다른 부두로 옮기는 비용은 선사가 지불해야 한다. 환적에 걸리는 시간도 늘어난다.
신항 전체의 효율성도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해양수산개발원은 이런 비효율을 개선하려면 신항 터미널 운영사들과 3대 해운동맹의 대표선사들로 구성된 부산항운영대책위원회를 통해 타부두 환적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신항의 5개 터미널이 분리 운영되는 것이 비효율의 근본원인이 되는 만큼 운영사나 선석을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2021년께 개장할 예정인 서컨테이너부두에서는 타부두 환적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신항 전체 터미널들의 상호교환 등을 통해 타부두 환적을 최소화하는 대책도 서둘러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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