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인도 외교·국방차관 '2+2' 연내 창설…중국 견제(종합)
외교차관 회담서 정치·안보 전략적 공조 강화 합의
관광협력 확대 가능성 공감·문화콘텐츠 교류 강화…중국 의존서 탈피 모색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한국과 인도가 외교·국방차관 연석회의(2+2)를 올해 안에 창설하기로 했다.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은 28일 인도에서 프리티 사란 외교차관 면담 및 V.K.싱 국무장관 예방 등 일정을 갖고 인도 측과 이와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외교부가 28일 밝혔다.
양 측은 연석회의와 함께 '제9차 한-인도 외교장관 공동위'의 연내 개최에도 합의했다. 외교부는 "양국간 고위급 양자협의체 활성화를 통해 정치 및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인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외교·국방분야 고위 당국자의 연석회의체인 2+2는 통상 동맹국이나 긴밀한 우방국 사이에 가동하는 채널이다. 일례로 한국은 미국과 장관급 2+2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의 경쟁국인 인도와 2+2 협의 채널을 창설하는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중심의 대 중국 견제의 틀에 가세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대 한국 보복조치에 맞선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임 차관은 이와 함께 K-9 자주포 사업을 비롯한 양국간 방산분야 협력 사업에 대한 인도 측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으며, 인도 측은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방산 사업에 한국 기업의 활발한 참여를 기대했다.
더불어 경제 면에서도 정부는 중국을 추격중인 '거대 시장'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의 탈피를 모색키로 했다.
임 차관은 현재 진행중인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이 원활히 마무리돼 양국간 교역·투자 증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임 차관은 그러면서 인도의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한국의 100억 달러 금융 패키지 지원 사업이 조속한 시일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인도 측 지원을 당부하고,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소에도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인도 측은 인프라 개발, 항만, 섬유, 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이 더 인도에 진출하기를 희망했다. 양측은 두 나라 사이의 교역·투자 확대 잠재력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상호 노력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양 측은 이와 함께 인도가 세계 제2위 관광객 송출국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양국간 관광 협력 확대에 잠재성이 크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인도내 한국학 진흥, 영화 콘텐츠 교류 등을 통해 양국 국민간 이해와 유대도 강화하기로 했다.
관광·문화산업은 중국의 대 한국 보복 조치가 집중 겨냥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인도와의 교류 확대가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임 차관은 인도 정부가 최근 '대외무역 2015-20 정책' 개정 시행령 발표를 통해 대북 거래 금지 품목을 확대하는 등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이행 노력을 강화해온 것을 평가했다.
양측은 북핵 문제 해결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해결을 위해 지속 협력하는 한편, 테러리즘 대응 및 국제기구 진출 등 국제무대에서도 상호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외교부는 "임 차관의 인도 방문은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국가이자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중인 인도와 실질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양국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본격화함으로써 우리의 외교 지평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임 차관은 오는 29일에는 인도의 경제·상업 중심지인 뭄바이에서 우리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현지 진출 확대를 독려할 계획이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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