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대일로' 가속화…美우방 뉴질랜드까지 포섭(종합)
미얀마와 송유관 연결·파나마 개발 프로젝트 참여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 추진에 최근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는 오는 5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앞두고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해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올해 일대일로 정상회의를 통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지도자로 인정받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8일 관영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미국의 우방국인 뉴질랜드가 서방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관한 협력 협의서에 서명했다.
전날 오전 뉴질랜드 웰링턴 총독 관저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가 양국 간 경제, 문화, 교육, 과학기술, 무역 등을 논의한 뒤 협력 협의서에 서명했다.
뉴질랜드는 서방국가 중 중국의 완전시장경제지위를 제일 처음 인정한 나라다. 이후 서방국 최초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에 가입한 데 이어 일대일로의 첫 번째 서명국이 됐다.
일대일로는 해양판 실크로드를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경제협력 프로젝트다. 중국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와 이란을 거쳐 지중해 연안으로 이어진 고대 무역로를 따라 21세기 경제협력 지대를 만들고, 이와 함께 뱃길로 중국,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와 잇겠다는 야심 찬 포부가 담겼다.
잉글리시 총리도 "우리는 올해 5월 열리는 일대일로 국제 협력 포럼에 참가하기로 했다"며 "뉴질랜드는 일대일로를 지지하고 중국이 뉴질랜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리 총리는 뉴질랜드 방문에 앞서 지난 22일부터 닷새간 호주를 찾아 중국의 호주산 소고기 수입 규제(한 해 3억 달러)를 해제하는 등 최근 일고 있는 보호주의 기조에 맞서 자유무역을 주창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일대일로와 남중국해 영유권 관련 우군 확대를 위해 공을 들였던 미얀마와 관계도 급진전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 서해안인 과우퓨항과 중국 서남부 쿤밍(昆明)을 연결하는 대규모 송유관이 2년 만에 정식 가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송유관이 가동되면 중국의 연간 원유 수입량의 8%를 충당할 수 있어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은 미국의 뒷마당인 파나마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교통건설, 중국항만공정 등 중국 대형 국유기업이 파나마 물류단지 부지 입찰에 대거 참여해 파나마 재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물류단지는 과거 미군 사격장이었다는 점에서 이제 중국의 일대일로 포부가 아시아에 그치지 않고 중남미에까지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지난 27일 베이징에서 네팔, 미크로네시아, 마다가스카르 지도자들을 각각 만나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참여를 환영한다"며 환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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