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칠레서 연금개혁 촉구 대규모 시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26일(현지시간) 칠레 주요 도시에서 군부 독재 시절인 36년 전 제정된 연금 체계의 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AP·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수도 산티아고를 비롯해 발파라이소, 콘셉시온, 발디비아 등지에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민영 연금 체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은 칠레 전역에서 200만 명 넘게 시위에 참가했으며, 산티아고 도심에만 약 80만 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칠레 경찰은 산티아고 시위 참석자를 5만 명으로 추산했다.
시위대는 많은 은퇴자가 최저임금인 360 달러(약 40만 원)에 못 미치는 연금을 받는다며 민간 연금관리회사인 AFP가 운용하는 연금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정권 시절인 1981년 도입된 현 연금 제도는 근로자들에게 급여의 10%를 민간 연기금에 내게 한다. 연기금 규모는 총 1천700억 달러(약 189조원)다.
연기금 출범 당시 근로자들은 은퇴 전 마지막 임금의 70% 수준에 이르는 연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수령액이 적어 불만을 샀다.
이 연금 체계는 한때 세계적인 연금 민영화 모델로도 꼽혔으나, 연기금을 관리하는 회사가 큰 이익을 챙겨 부당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작년 8월 민간 연기금 운용사가 챙기는 수수료를 줄이고 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연금 개혁안을 발표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의회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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