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변신' LG 이형종 "타자로 살아남기 위한 도전"
두산 유희관 상대로 스리런 홈런…시범경기 3호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LG 트윈스의 외야수 이형종(28)이 이제는 거포로 변신했다.
이형종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상대 좌완 유희관을 좌월 3점포로 두들기고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1군 61경기에서 1홈런에 그쳤던 이형종은 이번 시범경기에서만 홈런 3방을 쏘아 올렸다.
경기 후 만난 이형종은 "이렇게 많이 칠 줄은 몰랐다"며 "정규시즌 시작하기 전에 홈런이 너무 많이 나온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형종의 변신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형종은 티배팅은 물론 타격 연습 때도 어설프게 스윙하는 법이 없었다.
무조건 100%의 힘을 담아 풀스윙을 했다. 처음에는 미심쩍어했던 양상문 감독과 서용빈 타격코치도 평가가 달라질 정도로 초지일관이었다.
타격 폼도 바꿨다. 타구에 힘을 싣기 위해 이동 발을 높이 들어 체중을 이동하는 타법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이형종이 택한 이같은 변화는 잘 풀리면 거포로 변신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장점인 콘택트 능력을 잃어버릴 수 있는 모험이었다.
하지만 이젠 타자로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이형종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끝으로 포스트 시즌 엔트리에서 탈락한 것도 자극제가 됐다.
바로 미야자키 교육리그로 넘어간 이형종은 공을 맞히는 데 급급했던 모습을 버리고 장타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이형종은 장타력을 키우기로 한 배경에 대해 "어느 정도 장타력을 갖춰야 타자로서 롱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00%로 연습하는 이형종은 정작 타석에서는 가볍게 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웨이트트레이닝의 결과 이형종은 잠실구장도 훌쩍 넘길 정도로 장타력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그는 "일단 목표는 정규시즌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결과에 신경 쓰지는 않는다. 작년보다 강한 타구를 잘 날리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작년 9월 말부터 내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시즌 때는 바꿀 수가 없으니 준비를 미리 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겨우내 발악한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형종은 "나태하게 생각하지 않고 준비 잘해서 많이 바뀐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내게는 살아남기 위한 도전이었다. 안 되면 2군, 3군으로 내려갈 각오 하고 모험을 걸었는데, 현재까지는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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