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60km로 다리 230m 질주…3명 숨지고 50명 다쳐
런던경찰청 발표…"범행동기 찾지 못할 가능성 있어"
(서울 런던=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황정우 특파원 = 영국 경찰이 22일(현지시간) 발생한 런던 테러의 동기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이번 테러가 범인 칼리드 마수드(52)의 단독범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 마수드가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인도에 돌진해 경관을 포함한 4명을 살해하고 의사당 앞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쓰러질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82초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닐 바수 런던경찰청 부청장은 25일 "우리는 마수드가 범행 당시 혼자 행동했다고 믿고 있다"며 "추가 테러가 예정돼 있었다는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바수 부청장은 "마수드가 테러리스트들의 선전에 영감을 받아 단독으로 범행했는지 아니면 다른 이들이 그를 조장하거나 지원, 지시했는지를 밝혀낼 것"이라며 수사가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IS는 "우리 전사가" 이번 공격을 했다면서 배후를 자처했다.
IS가 배후를 자처한데다 마수드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자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극단주의 세력의 지령을 받아 이번 테러를 자행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바수 부청장은 "우리는 결국 범행동기를 알아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인다. 범행동기가 그와 함께 묻힐 수 있다"며 범행동기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을 인정했다.
지난해 발생한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 사건도 IS가 배후를 자처했지만 파리 검찰은 현장에서 사살된 범인이 IS와 연관돼 있다는 증거를 찾는 데 실패했다.
경찰은 마수드와 공범 간 접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의 교신기록을 살펴보는 등 관련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마수드는 지난 22일 범행 직전까지 왓츠앱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런던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두 11명을 체포했지만 이중 9명은 풀어줬다. 버밍엄에서 체포된 58세 남성이 아직 구금 상태이고 맨체스터에서 검거된 32세 여성은 보석으로 풀려났다.
2010년 이래 런던과 루턴 등 세 곳의 주소지에서 마수드와 함께 거주한 동거녀 아프리카 잠비아 출신 로헤이 히다라(39)도 풀려났다.
경찰은 또 이번 테러를 재구성한 결과, 테러가 시작된 시점부터 끝날 때까지 총 8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마수드는 지난 22일 오후 2시 40분 8초에 렌트한 차량을 몰고 웨스트민스터 다리 남단(의사당 반대편)에서 인도에 승용차 바퀴 한쪽을 올린 뒤 보행자들을 마구 친 후 40분 38초 다리 북단을 지나서 의사당의 철제문과 충돌했다.
시속 40마일(64km) 이상 속도로 250야드(약 230m) 다리 구간을 30초에 질주한 것이다. 여기서 3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이중 12개국 출신 31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그는 그로부터 13초 후인 40분 51초에 차에서 내려 의사당 앞마당에 있는 경찰관 키스 파머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고, 41분 30초에 다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졌다.
마수드는 전날 런던에서 약 100km 떨어진 도시 브라이턴의 한 호텔에서 투숙하면서 숙박료를 깎아달라고도 했다. 또 호텔 직원과 잠시 대화하면서 암에 걸린 부친에 대한 걱정을 얘기하기도 했다.
한편 마수드가 범행을 준비하러 사라지기 전에 동거녀에게 사우디아라비아로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히다라의 지인이 말한 것으로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이 지인은 "칼리드가 로헤이에게 거짓말을 했다. 칼리드는 사우디로 간다고 했다. 로헤이는 그의 범행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수드가 2005년 11월부터 2006년 11월까지, 2008년 4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취업 비자로 사우디에 체류했으며, 2015년 3월 여행사를 성지순례 비자를 발급받아 사우디를 방문한 바 있다.
백인 모친과 흑인 부친 사이에서 태어난 마수드는 출생 기록에 부친 성명란은 공란으로 돼 있고 모친 성을 딴 아드리안 알리슨 엘름스로 등록됐다.
이후 두 살 때 모친이 필립 아자오라는 남성과 살면서 아드리안 아자오라는 성을 쓰기 시작했다.
마수드는 10대 때부터 전과가 수차례 있으며 감옥에도 다녀왔으나 2003년 출옥 후 한 차례도 범법행위로 입건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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