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완전국민경선' 왜 흥행했나…'샤이安'? '반문정서'?
광주·전남 이어 전북서도 예상치 넘어…"도박이 대박됐다"
여론조사 안잡힌 '샤이 지지층' 해석에 '반문정서' 분석도
(전주=연합뉴스) 이광빈 홍지인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도입한 '사전 선거인단 없는 현장투표', 즉 완전국민경선제도가 예상 밖의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첫 경선인 25일 광주·전남·제주 지역에서 예상치 2만~3만명을 훨씬 넘는 6만4천여명이 투표한 데 이어 26일 전북에서도 오후 4시 현재 투표자 수가 2만4천여명을 넘으며 당초 예상치인 1만5천명을 훌쩍 넘어섰다.
1라운드에서 안 전 대표가 득표율 60%를 넘는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향후 경선에 다소 김이 빠지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국민의당의 자평이다.
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 등 세 명의 후보 모두 '호남대전'에 올인하면서 각각의 조직이 총동원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치상 단순히 '조직 총투입'만으로는 설명이 안된다는 것이다.
흥행 성공의 원인 중 하나로 그간 여론조사에서 잘 드러나지 않던 '샤이(shy) 국민의당', '샤이 안철수' 지지층의 존재를 드는 분석이 고개를 들었다.
정치 컨설팅 업체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국민의당에 대한 숨은 표심이 표출된 것"이라며 "'전두환 표창' 발언 등에 따른 문 전 대표에 대한 호남의 반발 심리도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문병호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호남 민심은 민주당이나 문재인 전 대표보다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에게 기대와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이 추세로 가면 전국적으로 약 20만명 내지 30만명의 현장투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50만명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그 연장선상에서 호남 지역의 '반문(반문재인) 정서' 때문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고개를 들었다.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구가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호남 지역의 반감과 견제 심리가 국민의당 경선으로서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박지원 대표는 기자들에게 "호남민들이 그동안 국민의당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더라도 '문재인은 절대 안 된다'는 인식이 확고하기에 너도나도 투표장으로 나온 것"이라며 "호남에서 이런 식으로 불이 붙으면 전국 호남 향우회도 들썩여서 남은 경선도 흥행이 더 잘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광주·전남 1라운드 결과, 당내에서 안 전 대표가 압승을 거두며 표를 쓸어 담았다는 점은 이런 해석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것이다.
앞서 국민의당은 이번 대선 경선을 '개방형 완전국민경선제'로 치른다는 원칙은 일찌감치 세웠지만, 그 방안으로 사상 유례없는 '사전 선거인단 없는 현장투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당 안팎에서 반대 의견이 들끓었다.
본선 라이벌인 더불어민주당이 모바일 경선 방식으로 국민 참여 문턱을 낮추면서 214만 명을 모집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시점에서 직접 투표장으로 나와야 하는 번거로운 현장투표 방식으로는 흥행에 참패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흥행 성적에 당 전체가 한껏 고무된 분위기이다.
박 대표는 이날 전주 순회 경선 인사말에서 "누가 호남에서 우리 국민의당 후보들을 위해서, 국민의당을 위해서 이렇게 투표해줄 수 있었을까 예측을 했는가. 도박이 대박이 됐다"고 표현했다.
고연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뜻에 맡긴다던 민주당의 경선에서 동원과 조작, 불법과 편법이 판을 치고 있다"며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은 선거이며 선거는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의당 경선 제도의 비교 우위를 내세웠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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