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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갈등 유발하면 남성이 해결"…드라마속 성불평등

남성은 전문직, 여성은 비전문직 묘사…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TV 드라마에서 여성은 주로 갈등을 유발하는 존재, 남성은 갈등을 해결하는 주체로 그려지는 등 성차별적 요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지난해 5∼11월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의 일환으로 지상파·종합편성채널·케이블에서 방영된 드라마 132편을 분석한 결과 갈등 유발자 중 여성은 61.8%, 갈등 해결자 중 남성은 64.2%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드라마 제작자는 68%가 남성이었고 작가는 69%가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진흥원은 드라마 속 주연·조연의 직업에 대해서도 "남성은 자영업자·의사·검사·장관·국회의원 등 사회적 지위가 높은 전문직인 반면, 여성은 판매사원·아르바이트·주부·공장노동자 등 비전문직으로 묘사됐다"고 지적했다.

예능 프로그램 62편을 보면 출연자 중 여성은 36.5%로 남성(63.5%)의 절반을 조금 넘었다. 주 진행자는 남성이 67명, 여성 32명으로 주로 남성이 프로그램을 주도했다고 진흥원을 설명했다.

진흥원은 드라마에서 104건, 예능에서 22건의 성차별적 내용을 발견했다. 드라마의 경우 남성 등장인물이 연주 중인 기녀에게 술잔을 던지며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여자에게 분노를 분출하는 등 여성 주체성을 무시하고 남성 의존 성향을 강조하는 내용이 많았다. 예능은 출연자가 선정적 옷차림으로 춤을 추는 등 외모지상주의와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TV뉴스와 일간지·인터넷신문 등 18개 뉴스미디어의 성폭력 사건 보도를 모니터링한 결과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뉘앙스의 보도가 16건, 성폭력을 선정적으로 표현한 보도가 27건, 성폭력 과정을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한 보도가 15건, 성차별적 표현이 담긴 보도가 23건이었다.

리우올림픽 중계방송의 경우 중계진 1천200명 중 남성이 986명(82.2%)으로 여성(214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차별 발언은 모두 26건이었다. '살결이 야들야들한데 상당히 경기를 억세게 치르는 선수' 등 선수들을 여성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발언이 문제가 됐다.

진흥원은 "매달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심의·개선을 요청해 19건의 시정조치를 얻어냈다"며 "방송제작자를 대상으로 양성평등 교육을 하고 방송사 차원의 자체심의에서 양성평등 관점이 좀더 강하게 적용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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