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F-35B 스텔스기 한반도 폭격훈련 몰랐나
지난주 B-1B 랜서 2대 출동 때는 北이 먼저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은 미 해병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가 처음으로 한반도에서 정밀폭격 훈련을 한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지난 15일 장거리폭격기 B-1B 랜서 2대가 비밀리에 한반도에 출동해 훈련한 사실을 즉각 공개한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F-35B의 훈련이 끝났는데도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정말 몰랐다면 공격기인 F-35B 전투기가 북한 레이더망에 제대로 포착되지 않을 정도로 '스텔스 성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미 해병 항공기지에 배치된 F-35B는 20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 '케이맵(KMEP)'에 참가했다. 최소 6대에서 최대 8대가 이번 KMEP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폭격 훈련을 한 곳도 북한과 인접한 강원도 필승사격장이었다. 유사시 평양에 은밀히 침투해 북한의 전쟁지휘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F-35B 6~8대가 나흘간 북한 인접 지역을 비행한 것은 처음이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격한 반응을 나타낼 상황이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북한은 전역에 비교적 성능이 우수한 레이더 200여 대를 배치해 놓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에는 레이더 부품을 해외에서 도입해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5일 "북한의 레이더체계가 탐지기술, 광대역, 주파수 도약 등 최신 기술이 점차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F-35B와 같은 기종의 스텔스 전투기는 북한군 레이더에 골프공 크기로 나타난다. F-22 랩터는 구슬 크기 정도로 레이더 스코프에 뜬다고 한다.
스텔스 전투기는 적군 레이더 빔의 피탐면적(RCS·Radar Cross Section)이 1㎥ 이하여야 한다. 우리 군 F-15K 전투기는 RCS가 10㎥로 크기 때문에 스텔스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에서 수직 이·착륙하는 F-35B가 이번 달 한반도에서 정밀폭격훈련을 할 것이란 사실은 이미 우리나라 언론 보도를 통해 북한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북한이 침묵을 지킨 것에 대해 일부 군 관계자들은 "해상의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에서 불시에 이륙한 F-35B의 정확한 기종을 몰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15일 몰래 출동한 B-1B 2대의 훈련 사실을 사흘 뒤에 "선제타격 연습"이라고 비난하면서 공개했다. 북한의 공개 이후 B-1B 출격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 군 관계자는 "B-1B가 괌 기지에서 이륙해 한반도로 접근하는 경로는 북한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면서 "B-1B는 스텔스 기능도 없기 때문에 북한의 레이더망에 포착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9년까지만 해도 매월 미군의 북한지역 정찰횟수를 관영 매체를 통해 자세히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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