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살려라' 유럽 간판살충제 전면금지 추진
악명높은 '네오니코티노이드' 전면금지 법안 논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식물 중매로 자연계 균형을 유지하는 꿀벌을 살리기 위한 유럽연합(EU)의 특별 대책이 제안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꿀벌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진 살충제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규제가 담기는 법안은 EU 회원국 과반의 승인을 받으면 올해 안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꿀벌을 포함해 꽃가루를 매개하는 곤충들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개체 수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그 원인으로는 서식지 축소, 질병과 함께 살충제가 거론됐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20년 동안 광범위하게 사용돼 꿀벌을 가장 심하게 위협한 농약으로 지목돼왔다.
환경론자들은 금지를 촉구했으나 농약 제조사들은 네오니코티노이드가 사라지면 작물을 보호하지 못해 영농 피해가 우려된다고 맞섰다.
EU는 2013년 몇 가지 작물에 한해 세 종류의 네오니코티노이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임시 금지령을 내렸다.
이번에 추진되는 법안은 온실 안에 완전히 격리해 재배하는 작물을 제외한 전체 경작지에 대한 전면금지를 내용으로 삼고 있다.
시민단체 유럽농약행동네트워크의 마틴 더민은 "독성과 관련한 과학적 증거가 너무 많아 더는 이런 살충제가 유통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꿀벌의 개체 수는 큰 경각심을 자극하고 있다.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기껏해야 4년 정도 더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유명한 예언을 남긴 바 있다.
꿀벌이 꽃과 꽃을 날아다니며 수분(受粉)을 돕지 못하면 식물이 혼란에 빠지고 식물을 먹이로 삼는 동물도 치명타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였다.
가디언은 꿀벌이 네오니코티노이드에 노출되면 큰 해를 입는다는 과학적 증거는 충분하지만 이 살충제 때문에 개체 수가 급감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전했다.
꿀벌 개체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백악관은 2015년 5월 꽃가루 매개 곤충을 보호하기 위한 범국가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작년에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은 하와이 토종 꿀벌 7개종, 꿀벌의 일종인 호박벌을 미국 전역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