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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독도침탈 시도 노골화…교과서 '독도는 일본땅' 주장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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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독도침탈 시도 노골화…교과서 '독도는 일본땅' 주장 확산

아베 입맛대로 왜곡 기술→군국주의 가속

얼어붙은 한일관계 '악순환' 반복 예고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의 독도 영유권 도발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24일 일본 정부가 확정 발표한 교과서 검정 결과 내년부터 사용할 고교 2학년용 사회과 교과의 80%가 독도가 일본 땅이거나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초중학교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고교에서도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왜곡 교육을 반복 학습하게 됐다.

일본은 독도에 대한 영토 야욕을 교과서 검정 등을 통해 숨김 없이 드러내고 있어 군국주의 행보를 가속함과 동시에 한일관계를 더욱 냉각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아베 정권, 체계적으로 영유권 주장 강화

일본 정부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하에서 2014년 1월 개정된 고교 교과서 검정 기준이다.

문부과학성은 당시 "각료회의 결정이나 다른 방법으로 표현된 정부의 통일적 견해 또는 최고재판소의 판례가 있으면 이에 근거해 기술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며 근현대의 역사적 사실 가운데 통설적 견해가 없는 경우에는 통설적 견해가 없음도 밝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러한 기준과 당시의 중고교 학습지도요령은 2016년에 발표된 고교 1년용 교과서 검정 결과에 적용됐다.

초중학교에 이어 대부분의 고교에서도 '독도가 일본 땅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식으로 교육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올해 들어선 지난달 14일 문부과학성이 독도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명기한 초중학교 사회과 신학습지도요령을 발표했다.

일본은 그동안 교과서 검증 과정이나 학습지도요령의 해설서를 통해 역사·영토와 관련한 도발을 해 왔지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학습지도요령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내용을 처음으로 담은 것이다.

1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었던 2006년에는 교육기본법이 1947년 이후 처음으로 개정돼 애국심 교육을 강화하도록 했다.

관련 움직임을 두고선 '강한 일본'을 내세우는 아베 총리의 군국주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그는 2012년 12월 2차 내각 출범 후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 의지를 수차례 강조해 왔으며 최근 들어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이유로 방위력 강화의 필요성 또한 언급했다.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왜곡된 교과서를 초중고생이 반복적으로 배우게 함으로써 영토 야욕에 대한 당위성을 교육시켜 이를 통해 군국주의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다.



◇ 냉각된 한일관계 해법은 '암흑 속으로'

작년 말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피해를 상징하는 소녀상이 설치된 데 항의해 일본 정부는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를 지난 1월 9일 일시귀국시켰다.

이후 일본 각료들은 독도에 대한 망언을 이어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지난 1월 경기도의회 일각에서 독도에 소녀상 설치를 추진하는 데 대한 입장을 묻자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기존의 한일 소녀상 갈등을 영토 분쟁으로 확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비슷한 시기에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의 입장에 비쳐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지난달에는 중의원 예산위원회 분과회에서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한국에 의한 다케시마 점거는 국제법상 아무런 근거 없이 이뤄지는 불법점거라고 생각한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 시마네(島根) 현이 개최한 '제12회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무타이 순스케(務台俊介) 내각부 정무관을 파견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지율을 의식한 아베 총리의 정국 운영과 일본 사회의 전반적 경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부산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일본 정부가 자국 주한대사 등을 귀국시키자 일본 내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이전보다 5% 포인트 오른 적도 있다.

한국에선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고 대선 주자들은 대부분 한일 위안부 재협상론을 거론하고 나서 향후 한일관계에도 변화와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교과서 검정을 통해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을 강화함으로써 이미 꼬일 대로 꼬여버린 한일관계는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j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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