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서 꼭 찾겠다" 세월호 인양 임박에 '희망' 찾은 가족들
(진도=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밥 먹고 힘내서 꼭 찾을 겁니다."
세월호 1차 인양 완료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해양수산부의 발표가 전해진 24일 오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탄 배 분위기가 오랜만에 환하게 바뀌었다.
가족들은 지난 22일부터 세월호 인양 현장과 1.6km 떨어진 바다 위에서 초조하게 인양 작업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험인양이 갑작스럽게 시작되면서 칫솔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바다로 나온 가족들은 먼발치서 작업현장을 바라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혹시 시험인양이 본인양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단출한 세면도구를 챙겨 배에 탄 가족도 있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 상황에 마음을 졸이느라 마음 편히 세수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내내 담담하게 인양을 기다리려고 애를 썼지만 지난 23일 밤 인양 과정에 변수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입술을 꾹 깨물어야 했다.
그러나 밤새 초조한 기다림 끝에 오전 6시 20분께 장애물 절단이 거의 완료됐고 선체도 당초 목표치인 13m에 가까운 12m까지 부상했다는 뉴스가 들려오면서 가족들은 다시 한 번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오전 7시 이후 장애물 절단이 완료됐다는 뉴스가 이어지자 가족들의 얼굴도 한결 밝아졌다.
물속 세월호를 끌어올리는 1차 인양 성공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가족들 사이에서는 힘내서 이후 과정들에 대비하자는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한 가족은 이틀 만에 처음으로 세수를 나와 환한 얼굴로 웃었고 라면과 즉석밥을 먹기 위해 모인 식당칸에도 처음으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현장 분들이 해낼 것이라 믿고 기다렸다"며 "보지 않아도 그분들이 밤새 동동거리고 싸우면서 최선을 다했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누군가는 '아이가 배 속에 있는데, 저렇게 시커멓게 엉망이 된 배 속에 있는데 엄마가 어떻게 밥을 먹나'하는 분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딸 찾아 집에 가야 하기 때문에 먹고 힘내 앞으로 과정을 견뎌야 한다. 나도 다른 가족들도 그러려고 애쓰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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