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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청년실업 해법,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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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청년실업 해법,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또 청년고용 보완 대책을 내놨다. 2015년 7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과 지난해 4월 '청년·여성 취업연계 강화방안'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제목부터 '보완 방안'이다. 앞서 발표한 대책이 잘 먹히지 않고 있음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사실 정부 입장에서 청년실업은 '백약이 무효'인 난제 중의 난제다. 해마다 종합대책을 내놓지만, 전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015년 말 9.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실업률은 작년 말에 9.8%로 최고기록을 다시 기록을 썼다. 아예 구직을 단념한 청년도 2월 말 현재 36만여 명에 달했다. 4년 만에 최대치였다. 이제 약이 잘 안 듣는다고 푸념만 하기는 어렵게 됐다. 제대로 된 약을 썼는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 같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이번 대책도 기대하기에는 많이 미진한 듯하다. 겉모양부터 '백화점식'이다. 고만고만한 방안들을 이것저것 끌어모은 인상을 준다. 그래도 눈길이 가는 것은 '청년 창업 장려' 부분이다. 그러나 청년창업펀드 1천169억 원을 추가로 조성하고, 군대 안 간 고졸 창업자의 입대를 늦춰주고, 창업 경영자의 연대보증 면제 범위를 넓혀주는 정도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밖에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 취업자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고, 청년 미취업자 채용 공공기관에 경영평가 점수를 올려주고, 취업난으로 졸업을 늦춘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준다는 내용도 있지만, 근본적인 처방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는 올해 국가·지자체 4만3천 명, 공공기관 2만 명 등 총 6만3천 명을 공공 부문에서 새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47.2%는 상반기에 뽑는다는 약속도 했다. 궁여지책일 것으로 짐작은 하지만 정부 정책의 한계가 생생히 느껴진다. 전형적인 '변죽 울리기'가 아닌가 싶다. 청년 창업만 해도 그렇다. 입대 몇 년 늦춰주고, 연대보증 부담 좀 덜어주면서 젊은이들한테 창업을 많이 하라는 식이 아닌가. 정말 얼굴이 화끈거리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매사 이런 식이니 정부 정책이 국민의 공감을 받지 못한다. 청년 창업을 장려하려면 당연히 창업생태계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그러고 나서 고질적인 걸림돌을 하나하나 없앨 테니 창업에 관심을 가져보라 하면 된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기술을 보호하고 사업화를 지원하는 정책이 바로 그런 예이다.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근 90%가 중소기업에 다니는 나라다. 중소기업을 키우지 않고 고용대책을 말하면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수많은 '강소기업'(강한 중소기업)들이 국가 경제의 충추 역할을 하는 독일의 경우를 참고할 만하다.



최근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의 성공스토리가 장안의 화제다. 오는 5월 상장을 앞두고 신주 공모계획이 나왔는데, 방 의장의 개인지분 가치가 최대 3조3천억 원에 육박한다고 하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고교를 중퇴한 '흙수저' 출신이 자본금 1억 원으로 창업한 지 16년 만에 일군 '성공신화'다. 물론 이렇게 극적으로 성공적인 창업 사례는 드물다. 오히려 사업을 벌였다가 실패해 낭패를 보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문제는 창업에 뛰어들 만한 도전정신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좁은 의미의 창업은 자신의 일자리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너나없이 '대기업 채용'의 외길로 몰리고, 변변한 중소기업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니 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꼬이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청년 창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강한 중소기업을 중점 육성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그래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고용 시장을 기대할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상상력은 외국의 성공 사례에서 빌려와도 된다. 하지만 의지가 없으면 되는 일도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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