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한령 속 '중류(中流)'의 역습…中 '문화 무역' 급성장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중국이 한류(韓流)에 대해 교묘한 제재를 취한 사이 중국의 문화 무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무역협회 청두(成都)지부와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서비스무역 수출은 151억 달러로 전년보다 1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품무역 수출은 1.9%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서비스무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화서비스 분야다.
문화서비스 수출 중 오락산업과 광고서비스 수출액은 54억3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31.8%, 문화체육과 오락산업 대외직접투자는 39억2천만 달러로 188.3% 늘었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따라 연선 국가(일대일로 정책상 65개 대상국가)와의 문화무역이 특히 활발했다.
지난해 연선 국가에 대한 중국기업의 문화산업투자총액은 150억 달러에 달했다.
일례로 중국 안후이(安徽) 출판그룹과 폴란드 마르샤웨이크 출판그룹은 '일대일로 TV·영화교(橋)' 프로젝트를 통해 방송·영화·드라마 콘텐츠에 투자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영화·드라마 공동제작, 연합취재, 공동채널, 기술합작 등 여러 방면에서 중국과 연선 국가 간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이른바 '금한령'(禁韓令·한류 금지 또는 제한령)을 통해 자국 내 한류의 흐름을 사실상 막아 버렸다.
이로 인해 최근 몇년 간 중국 활동에 주력해온 우리나라 문화산업에 제동이 걸린 사이 중국은 주변국과의 문화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연선 국가에는 한류 인기가 높은 동남아시아 11개국 등이 포함돼 있어 자칫 '중류'(中流)의 공세에 우리 문화산업이 밀릴 수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다수의 중국기업이 문화산업 부문에서 해외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만큼 관련 정부 부처도 다방면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대외문화무역 발전에 힘써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문화콘텐츠, 문화산업 핵심기술 수준이 향상되면서 관련 분야의 대외무역과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특히 주변국과의 문화산업 관련 경제무역협력과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화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시장도 중국만큼은 아니어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다변화를 위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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