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출력 로켓엔진 2개 장착하면 美본토 타격 가능"
軍전문가들 "엔진 추력 100t 이상, 2개 결합시 1만km 이상 비행"
"로켓 기술적 진보 분명…北기술자들 김정은 명령에 목숨 거는듯"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 당국은 지난 19일 북한이 공개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과 관련, 엔진 성능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해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는 20일 북한의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에 대해 "이번에 공개한 엔진은 주 엔진 1개와 보조엔진 4개가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엔진 성능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군은 이런 평가를 하게 된 데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에 군 관계자들은 이번에 공개한 로켓엔진이 그간 북한이 공개적으로 시험했던 어떤 엔진보다도 추력이 강한 새로운 형태의 엔진이라는 점에서 그 같은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에 시험한 것은 지난해 9월 시험한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고출력 엔진의 개량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북한이 새로운 형태의 로켓엔진을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 엔진을 여러 개 결합하면(클러스터링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정지위성을 운반하는 장거리로켓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전문가들은 전날 북한이 공개한 고출력 로켓엔진의 형태나 점화 후 엔진에서 나오는 불기둥 색깔 등으로 미뤄 추력이 100tf(톤포스·10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 9월에는 주 엔진 1개로 시험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 주 엔진에 보조엔진 4개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액체 로켓엔진을 개발해 당시 80tf이던 추력이 100tf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당시 북한은 '신형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시험' 장면을 공개하면서 엔진 추진력이 80tf로 측정됐고 연소 시간은 200초라고 주장했다. ICBM 엔진은 보통 미사일 상승 단계에서 180∼300초 동안 연소 작용을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진력 80tf의 엔진 4개를 묶어 ICBM 1단 추진체를 만들면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옛 소련은 80tf 추력의 로켓엔진 3개를 클러스터링해 ICBM을 개발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주 엔진 1개와 보조엔진 4개를 결합한 추력 100tf 이상의 새로운 형태의 로켓엔진을 개발함에 따라 이를 2개 클러스터링하면 비행거리 1만㎞ 이상의 ICBM 또는 장거리로켓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군의 한 전문가는 "이번 시험으로 로켓엔진의 기술적 진보를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이번에 시험한 엔진을 주축으로 다양한 장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로켓을 개발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이번에 시험한 로켓엔진을 몇 개 결합하느냐에 따라 ICBM 또는 위성 운반용 장거리로켓을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다른 전문가는 "김정은이 이 로켓엔진 개발을 '3·18혁명'이라고 지칭한 것도 완전성을 갖춘 엔진을 개발한 것으로 자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이 엔진을 클러스터링해서 새로운 미사일이나 장거리로켓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번에 시험한 로켓엔진을 장착한 무수단급(사거리 3천㎞ 이상) 이상의 새로운 장거리미사일을 쏘아 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로켓엔진으로 ICBM을 개발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북한 기술과 로켓 제작 시설로 봐서는 재진입체 기술이 완성된 ICBM 개발은 아직은 불가능하다고 이 전문가는 설명했다.
ICBM을 개발하려면 마하 20의 속력을 낼 수 있는 로켓 제작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이 시설은 크기가 보통 학교 체육관만 하고, 마하 20의 속력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현상 등을 분석하는 내부 정밀계측 장비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로켓엔진의 신뢰성을 갖추려면 수십 회 시험을 반복해야 한다"면서 "미사일기술통제와 전략물자 수출 금지에 묶인 북한이 새로운 것을 하나씩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기술자들이 '김정은의 명령에 목숨을 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thre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