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뒤끝' 中, 롯데 후원선수 우승하자 뒷모습 영상송출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스포츠계까지 이어졌다.
중국의 보복으로 피해를 본 것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새해 첫 대회인 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는 17일부터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미션힐스 골프장 블랙스톤 코스(파73)에서 진행됐다.
19일 치러진 최종일 라운드에선 김해림(28)이 연장 승부 끝에 배선우(23)를 제치고 올해 KLPGA 투어 첫 챔피언이 됐다.
문제는 현지에서 대회 중계 영상 제작을 맡은 중국 CCTV가 상식 밖의 영상을 송출한 것이다. CCTV는 중국의 국영방송사다.
CCTV는 후원사인 롯데의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쓰고 경기한 김해림이 우승 경쟁을 벌이는데도 멀리서 찍은 영상만 송고했다.
가깝게 찍은 영상도 카메라 위치를 조정해 후원사 롯데 로고가 비치지 않도록 했다.
특히 김해림이 우승 퍼트에 성공하는 결정적인 순간도 먼 거리에서 촬영한 영상과 뒷모습만 송출해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했다.
스포츠 중계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이 같은 영상송출 행위는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CCTV는 롯데 후원선수가 우승하면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 또는 제한령)과 한국 관광 금지 등의 보복 조처를 했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중국의 보복성 규제로 중국 현지 롯데마트 10개 가운데 8개꼴로 문을 닫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국영방송 CCTV의 보복행위에 대해 KLPGA의 한 관계자는 "일단 현장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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