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신격호 3부자 나란히 법정 선다…경영비리 재판 시작
장녀 신영자 이사장도…'세번째 부인' 서미경 출석키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경영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20일 나란히 법정에 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첫 정식 재판을 연다.
지난해 10월 기소된 이래 5개월 만에 정식 심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정식 재판엔 피고인이 의무적으로 출석해야 해 신 총괄회장을 비롯한 3부자 모두 법정에 나올 예정이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씨도 공동 피고인으로 올라 있다.
총수 일가 5명이 한꺼번에 법정에 서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되는 셈이다.
일본에 거주해온 서미경씨는 입국해 이날 첫 재판에 출석하기로 했다. 앞서 재판부는 "첫 공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고 서씨 측에 경고한 바 있다.
이날은 첫 재판인 데다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 때문에 오후에 기일을 잡은 만큼 간단한 모두(冒頭) 절차만 진행하고 마무리될 예정이다.
검찰이 신 총괄회장 등의 공소사실을 밝히고, 이에 대한 신 총괄회장 등의 입장을 확인하는 순서다.
신동빈 회장은 총수 일가에 508억원의 '공짜 급여'를 주게 하고,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원의 손해를,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하는 등 471억원의 손해를 각각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신 총괄회장은 공짜 급여에 따른 횡령과 함께 858억원의 조세포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배임 혐의를 받는다.
또 롯데시네마 매점에 778억원의 수익을 몰아주도록 하고, 비상장 주식을 계열사에 고가로 넘겨 9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도 포함됐다.
신 전 부회장은 391억원의 공짜 급여를 받아간 혐의를, 신 이사장과 서 씨 등은 조세포탈 및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임대 공모 등의 혐의를 받는다.
신 총괄회장 등의 재판은 준비절차만 5차례에 걸쳐 열렸다.
기소 이후 꽤 시간이 흘렀고 수사 단계부터 롯데 측의 반발이 거셌던 터라 범죄 성립 여부와 배임·횡령 액수 등을 놓고 검찰과 롯데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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