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변호사 "김정남 암살연루 여성, 인신매매 피해여부 조사해야"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암살에 연루된 동남아시아 여성이 인신매매 피해자인지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형법 전문 법정변호사인 펄리시티 게리(여)는 인터뷰에서 김정남 암살에 연루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가 암살 사건 발생 후 약 2주일 만에 기소됐기 때문에 이들이 인신매매의 피해자일 가능성에 대한 적절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홍콩대 강연을 위해 홍콩을 방문한 게리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는 '정치'가 필요한 보호나 조사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며 "적절하게 조사하지 않으면 이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게리 변호사는 김정남 암살처럼 관심이 높은 사건에서는 어떠한 검사도 부패혐의를 받을까봐 인신매매 피해자여서 기소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면 조사 의무와 자백에 대한 보호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리 변호사는 "사건에 대한 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져 두 여성의 주장이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판명 나면 이들이 성공적으로 변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도적 살해가 아니라는 것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는 한국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당국 간 다국적 협력이 필수라며 "이들 국가가 협력하지 않으면 우리는 (두 여성이)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를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의정서에 따르면 속임수를 쓰거나 취약한 지위를 이용해 채용한 것도 인신매매에 포함된다. 유엔의정서는 범죄를 저지른 인신매매 피해자가 기소되거나 처벌받지 않아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앞서 아이샤는 체포 뒤 경찰에 "100달러를 받고 나쁜 장난을 치는 영상을 촬영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9) 역시 경찰 조사에서 장난인 줄 알았으며, 상대 남성이 사망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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