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국 유학생 이어 전 부통령 경호원도 간첩혐의 체포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 당국이 중국 유학생에 이어 부총통 경호원을 지낸 예비역 소령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17일 대만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타오위안(桃園) 지방검찰은 뤼슈롄(呂秀蓮·72·여) 전 부총통의 경호원을 지낸 왕훙루(王鴻儒·46)를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왕훙루는 2003년 헌병대 소령으로 전역한 후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에 포섭돼 대만에서 간첩단을 조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왕 씨는 지난 2009∼2011년 함께 복무했던 동료 장교들을 포섭해 대만군의 중요기밀을 빼돌리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왕 씨는 2000∼2008년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러닝메이트였던 뤼 부총통의 경호원을 지냈다. 이에따라 대만 검찰은 뤼 전 부총통의 연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뤼 전 부총통은 왕 씨가 2000년 총통 선거운동 당시 경호임무를 맡았었으나 기억이 남아있지 않고 이후 연락을 주고받은 적도 없다면서, 지인관계를 부정했다.
왕 씨는 검찰 조사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평화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지인 2∼3명에게 이런 활동이 있다고 소개한 적만 있을 뿐"이라며 "국가안전법에 저촉됐는지도 몰랐고 무엇이 기밀인지도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만 검찰은 지난 10일 중국 당국의 간첩단 결성 지령을 받고 대만에서 포섭 활동을 벌여온 중국 국적의 유학생 저우훙쉬(周泓旭·30)를 간첩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대만내에 중국 간첩 5천명이 활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집권 민진당은 간첩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한 국가안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대만 정부의 통계로도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60건의 간첩사건이 적발됐는데 마잉주 정부가 2009년 양안간 대삼통(大三通) 개방을 하기 이전에 발생한 간첩사건은 18건이었으나 이후 42건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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