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남부 고교서 학생이 총기난사…파리 도심선 우편물폭탄 터져(종합2보)
남부 그라스의 한 고교서 17세 학생이 총격…3명 부상
파리 IMF 사무소에서는 우편물폭탄 터져 직원 얼굴 등에 화상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16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의 한 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부상자가 발생하고, 비슷한 시간대 파리 도심의 건물에서 우편물폭탄이 터졌다.
두 사건에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2015∼2016년 잇따른 테러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프랑스 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남부 알프마리팀주(州) 그라스시(市)의 알렉시스 드토크빌 고교에서 이 학교에 다니는 17세 학생이 구내식당 등에서 총을 꺼내 난사했다.
갑작스러운 총격으로 학생 2명이 다치고 교장도 부상을 입었다. 현재까지 이들의 부상은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용의자는 교장과 언쟁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학교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총격이 발생하자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등 학교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용의자가 구내식당에 들어서서 총을 꺼냈고 놀란 학생들은 테이블 아래 몸을 숨기거나 비상구로 달아났다고 목격자들은 증언했다.
한 학생은 BFM TV와 인터뷰에서 "총소리가 나자 학생들이 완전 공황상태에 빠졌다"면서 용의자에 대해서는 "평소 유순하고 눈에 잘 안 띄는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출동한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는 사냥용 소총 1정과 권총 2정, 두 개의 수류탄을 소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냥용 소총 외의 다른 무기들이 실제 사용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모조품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 대변인은 "(용의자가) 미국에서 자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들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상자 3명 외에도 긴급 대피과정에서 5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학교의 CCTV를 확보해 조사하고 있으며 종교적 극단주의 세력에 의한 테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라스시(市)는 사건 직후 관내 학교들을 모두 폐쇄하고, 프랑스 정부는 전국에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총기난사와 별개로 이날 낮 파리 도심에서는 폭발물이 담긴 우편물이 터지는 일이 발생했다.
파리 중심가 개선문 인근에 위치한 국제통화기금(IMF) 사무소에서 여성 직원이 우편물을 개봉하다가 폭발물이 터져 얼굴과 손 등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군대와 경찰을 현장에 투입해 수색하고 건물에 있던 사람들을 대피시켰다.
미셸 카도 파리 경찰청장은 기자들에게 "집에서 만든 폭발물 같다"면서 최근 며칠 간 협박전화가 있었지만 이날 폭발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 출신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성명을 내고 "비겁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앞서 독일에서도 지난 15일 베를린의 재무부 청사에서 폭발물질이 담긴 소포가 발견된 바 있다. 독일 재무부의 우편물 폭탄은 그리스 극좌 무정부단체인 '불의 음모단'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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