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면 성인인데…" 학부모에 학교생활정보 공개 '논란'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북지역 한 대학교가 학부모에게 대학생 자녀의 학교생활 정보를 제공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주대는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생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학부모 알리미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대학생 자녀의 수강신청 내역과 성적, 학기별 등록금 고지서 내역, 장학금 수혜 여부를 알려준다.
학교 홈페이지의 학부모 알리미 코너에 접속만 하면 돼 이용도 편리하다.
전주대는 자녀의 학교생활을 궁금해하는 학부모가 많고 직접 문의전화를 걸어오는 사례도 잦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부모가 4학년 졸업반 자녀의 수강신청과 관련된 문의를 할 정도로 학생들의 자립심이 떨어지고 부모의 간섭도 과도하다"며 "학교에 전화해 자녀의 학교생활 정보를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일도 빈번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인인 대학생의 개인정보를 부모에게 공개하는 것은 인권 침해적 요소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런 서비스를 하는 대학이 거의 없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
전주대도 이런 논란을 의식해 전문업체의 컨설팅을 통해 정보 공개 범위와 절차 등을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한다.
학생이 자신의 정보를 공개할 학부모를 직접 지정해 등록하도록 하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한 학생은 "아무리 자녀지만 성인인 만큼 학교생활은 믿고 맡겨야 한다"며 "부모의 과도한 개입은 결국 자녀의 부모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부모와의 이야깃거리가 늘고 부모가 자녀의 학교생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학교 총학생회 관계자는 "최근에야 이 사실이 알려져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며 "의견을 수렴해 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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