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개헌론 놓고 文-非文전선…비문 구심잃어 '중구난방'
非文 내부는 '부글부글'…3당 개헌안 찬성에는 부담
"탈당파 있다" 관측에도 黨지지율 고공행진에 결행 어려울듯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3당의 개헌 국민투표 합의를 계기로 민주당 내에서 16일 개헌론을 강력히 비판하는 친문(친문재인)·주류 진영과 개헌론에 우호적인 비문(비문재인)·비주류 진영간 전선이 부각되고 있다.
주류진영에서는 3당의 개헌 합의가 대선판을 흔들기 위한 '정략적 시도'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지만, 비주류 진영은 지도부를 위시한 주류진영에서 개헌론을 억누르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의 탈당 이후 민주당 내에서 개헌론을 주도할 구심점이 딱히 없는 데다, 자칫 3당 개헌론 동조가 '해당행위'로 비칠 부담도 있어 비주류들은 이렇다 할 대응 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우선 주류진영은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3당의 개헌논의에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는 3당의 개헌론이 대선 구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당내 비주류의 이탈을 단속해 이후 대선 국면에서 불거질 수 있는 계파 간 갈등의 불씨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정치권 일각의 개헌 논의는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있는데 정치권은 지금 뭐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이날 MBC라디오 등에 나와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하자고 정했는데, 이를 못 믿고 3당이 개헌합의를 한 것은 민주당 전체를 모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3당 개헌안에 동참할 민주당 의원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어차피 안될 일에 3~4명이 합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거의 참여하는 의원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반면 비문진영에서는 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 등 대선주자들이 개헌론을 부당하게 억누르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개헌파인 이종걸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 지도부는 개헌안 논의를 억제하고 있다는 지적에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며 "내가 하는 주장은 애국적이고 남이 하는 주장은 정략적이라는 태도를 취한다면 무슨 설득력이 있겠느냐"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대통령의 권한을 낮추고 분권형으로 가야 한다는 데 국회는 공감대가 있는데, 주자들은 부정적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런데도 이런 비주류의 목소리는 좀처럼 한 곳으로 수렴되거나 구체적인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당내 30여명 규모의 개헌파 모임인 '경제민주화와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의원 모임' 내부에서도 개헌론에 대한 의견 일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비주류의 한 의원은 "개헌모임 안에서 3당의 개헌안에 동조하자는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며 "다만 개헌을 위한 행동을 해야 하는데 지도부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움직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 개헌파가 3당 개헌안에 동참하기보다는 '김종인계' 의원들이 탈당해 3당 개헌안을 매개로 한 '개헌연대'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탈당 결행이 쉽지만은 않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탈당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장 3당의 개헌안만 보고서 당을 떠날 때는 아니다"라며 "탈당 여부를 정하는 것은 더 나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