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잠잠한데 전남만 시끌…잇단 발생에 방역 속수무책
전남만 'H5N6형' 유행 때보다 'H5N8'형 확산 세 빨라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전남 방역망이 속수무책으로 뚫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행했던 H5N6형과 달리 H5N8형은 전남에 집중되는 추세에 전남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해남 마산면 육용오리 농장을 기점으로 전남에서는 모두 13건의 AI가 발생했다.
해남에서는 전국적으로 15일만에, 전남에서는 42일만에 AI가 침묵을 깼다.
이후로는 지난해 말부터 유행했던 H5N6형이 아닌 H5N8형 AI가 확인되고 있다.
해남에서 AI가 발생한 뒤 전북, 충남 등 '서해안 벨트'에서 AI가 발생해 재확산 조짐을 보였다가 다시 진정세를 보이면서 상당수 지역에서는 이동제한이 해제되는 추세다.
그러나 전남에서는 강진, 무안, 장흥, 나주 등에서 빠른 속도로 AI가 확산하고 있다.
다른 지역으로 AI가 퍼진다면 재확산의 진원지라는 원성을 듣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8일 0시부터 36시간 동안 광주, 전북과 함께 전남에 가축 등 일시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발동했다.
확산 세가 잡히지 않자 15일 0시부터 36시간 동안 광주·전남에 또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방역 당국은 H5N8형 바이러스가 오리에 친화적인 특성 탓에 전국 사육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오리가 몰려있는 전남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H5N6형이 유행한 1차 확산기에 20건이 발생해 가금류 사육규모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은 뒤 긴장감이 너무 일찍 풀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동제한이 풀리자마자 갓 태어난 새끼오리를 분양받았다가 AI가 발생한 농장이 있는가 하면 특정 계열 농장에서는 지난 15일에만 밀집한 3곳을 포함해 4곳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웠던 철새에 의한 감염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발생 양상까지 나타나자 대책은커녕 원인조차 알 수 없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H5N8은 임상 증상이 잘 안 나타나는 만큼 최대한 자주 검사를 하는 수밖에 없다"며 "농가 방역과 모니터링을 강화해 확산을 막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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