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을 사탕 돌리듯"…'트럼프家 친구들' 백악관 입성에 우려
백악관 부대변인 "아마추어 아니다…관료로는 워싱턴 못바꿔"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요직들이 '트럼프 일가'와 친분을 가진 비전문적 인사로 채워지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전문성보다는 충성심에 기대어 인선을 하다 보니 '아마추어 정부'가 될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아들이 대표적이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공신으로 꼽히며 한때 국무장관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줄리아니 전 시장은 자신의 입각이 좌절되는 대신, 아들을 백악관에 보낼 수 있었다.
그의 아들 앤드루 줄리아니(31)는 최근 백악관 공공·정부관계 담당 부서에 채용됐다.
듀크대 출신의 앤드루는 원래 프로골퍼 지망생이었다.
졸업 후 뉴욕의 한 소규모 금융회사에서 판매·마케팅 담당 직원으로 잠시 일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경력이 없다.
그가 백악관에서 한 주요 업무에는 올해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챔피언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백악관 방문행사를 조직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 때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도운 일 등이 포함된다.
백악관 기술혁신 보좌관이 된 리드 코디시(42)는 볼티모어의 부동산개발회사 '코디시 컴퍼니'에서 일하다가 정책을 맡게 된 경우다.
그는 앞으로 정부 전산화를 담당하고 실리콘밸리 사람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는 트럼프 일가와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정권인수팀 때부터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릴랜드 주 '라이브 카지노'를 개발한 그의 아버지 데이비드 코디시는 소송전으로 맞붙었다가 '친구'가 된 사이다.
리드 코디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주선으로 부인도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이슨 그린블랫(50) 변호사는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진영에서 중동 문제 자문역을 하다가 백악관 국제협상 특별대표에 임명됐다.
그의 원래 자리는 '트럼프그룹'의 법무 담당으로, 부사장까지 올랐다.
앞으로는 중동 문제, 쿠바 관계, 통상마찰 등의 숙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 관리책임자로 임명된 키츠 실러(59)는 백악관의 직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려면 거쳐야 하는 얼굴이다.
대통령에 대한 물리적 경호는 물론 '심기 경호'까지 한다.
실러는 원래 트럼프그룹의 시간제 보안요원이었는데 트럼프의 곁을 계속 지키다 보니 '오벌오피스'의 문고리를 잡게 됐다.
뉴욕대(NYU)의 폴 라이트 교수는 "친구니까, '절친'이니까, 나와 TV쇼를 같이 했으니까 좋은 자리를 주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공직은 사탕처럼 나눠주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인선 기준이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백악관 직원의 일부가 공직 경험이 없더라도 아마추어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를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그것은 워싱턴 관료로 자리를 채워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물론 '트럼프 정부'의 허물로만은 돌릴 수 없는 측면도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때 백악관 선임 고문이었던 발레리 재럿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라는 이유로 대통령의 곁에 있었지만, 원래 시카고 시청 직원이자 사업가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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