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총선] 극우 포퓰리즘 '미풍' 예상…집권당, 제1당 지킬 듯(종합)
출구조사 VVD 31석·극우 PVV·CDA·D66 각 19석, GL 16석 예상
佛대선·獨총선서 反EU·反난민 내세운 '포퓰리즘' 탄력 못받을 듯
(헤이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15일 실시된 네덜란드 총선 출구조사에서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자유민주당(VVD)이 전체 150석 가운데 31석을 차지,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반(反) 유럽연합·반(反) 이슬람·반(反) 난민'을 내세워온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PVV)은 지난 선거보다 4석 늘어난 19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작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유럽에서 확산 흐름을 보였던 극우 포퓰리즘은 이번 네덜란드 선거에서는 미풍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총선은 내달과 오는 5월의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및 결선 투표, 오는 9월 독일 총선을 앞두고 실시돼 유럽 극우 포퓰리즘의 파괴력을 가늠해보는 시험대나 리트머스 시험지로 간주돼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출구조사를 토대로 볼 때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에서도 극우 정당과 극우 성향의 후보들이 큰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네덜란드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가 이날 오후 9시 투표 마감과 함께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권당인 VVD가 31석을 차지, 제1당을 유지하는 것을 비롯해 PVV와 기독민주당(CDA)·민주66당(D66) 각 19석, 녹색좌파당(GL) 16석, 사회당(SP) 14석 등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출구조사 결과가 개표에서 그대로 확인될 경우 지난 2012년 9월 선거와 비교하면 VVD는 10석이 줄어들게 되는 반면에 빌더르스의 PVV는 4석, CDA는 6석, D66는 7석, GL은 12석이 각각 늘어나게 된다.
극우 정당인 PVV는 올해 1월초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30석 안팎을 차지하면서 제1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고, 최근까지도 VVD에 이어 확고한 제2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출구조사에서는 4석 증가에 그치며 온건 보수 성향의 CDA, 온건 진보 성향의 D66와 나란히 공동 제2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네덜란드의 트뤼도',' 네덜란드의 JFK'로 불리는 예시 클라버 대표가 이끄는 GL도 지난 선거보다 무려 12석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클라버 대표는 빌더르스 대표에 맞서 극우 포퓰리즘 광풍을 막는 '방풍막'이 되겠다고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GL의 약진은 4석 증가에 그친 PVV와 대비된다.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PVV는 선거 초반에는 기성 정치권과 차별화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으나 집권하면 EU에서 탈퇴하는 것을 비롯해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폐쇄하고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금지하며 난민들에게 네덜란드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주장하는 등 '과격한 공약'을 과도하게 내세운 것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이슬람국가 터키와의 외교분쟁도 결국 강경 일변도 대응을 요구한 빌더르스의 PVV보다 뤼테 총리의 VVD나 차분한 대응을 주문한 CDA, D66, GL이 유권자의 표심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투표율이 지난 총선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온건 성향의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가해 극우 정당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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