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 "잘못된 포퓰리즘 종지부" vs "애국적 혁명 계속"
뤼테-빌더르스, 투표 중에도 상대방 공격하며 유권자에 지지 호소
(헤이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네덜란드 총선거일인 15일(현지시간) 투표가 진행중인 동안에도 집권당인 자유민주당(VVD) 대표인 마르크 뤼테 총리와 극우 정당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격한 말로 상대당을 공격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뤼테 총리의 VVD와 빌더르스 대표의 PVV는 이번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놓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작년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이어 실시되는 이번 네덜란드 총선은 향후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을 앞두고 유럽 대륙을 휩쓸고 있는 극우 포퓰리즘을 가늠해보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평가되고 있다.
선거 직전 실시된 막판 여론조사에서 PVV를 앞선 데 고무된 뤼테 총리는 이날 한 표를 행사한 뒤 앞으로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이 남아 있음을 언급, "이번 선거는 네덜란드가 잘못된 포퓰리즘의 도미노효과를 중단시키는 커다란 민주주의를 이룰 기회"라고 말했다.
뤼테 총리는 이번 선거의 프레임을 '연속성이냐 혼란이냐의 선택'이라고 규정, 자신을 1천700만명 네덜란드의 경제회복을 이끌 안전한 후견인으로 묘사하고 빌더르스 대표를 집권해서 어려운 결정을 내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극우 과격주의자'로 공격했다.
이에 맞서 빌더르스 PVV 대표는 헤이그에 있는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오늘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요술램프 속에 있다가 나온 '지니'는 다시 병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런 애국적 혁명은 오늘이든, 내일이든 계속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반(反)유럽연합·반(反)이슬람·반(反)난민'을 내세우며 기성 정치권을 뒤흔든 빌더르스 대표는 이어 "우리는 선거에 족적을 남겼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이슈에 대해 말한다"며 선거운동의 성과를 강조했다.
빌더르스 대표와 정치적 대척점에 서 있는 그린좌파당(GL)의 예시 클라버 대표도 이 날 한 표를 행사한 뒤 "유럽에서 극우 포퓰리즘을 패배시킬 레시피를 갖고 있다"면서 유럽에서 세 확산에 나선 극우 포퓰리즘에 대한 '바람막이'를 자임했다.
클라버 대표는 "유럽에 있는 좌파의 모든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가짜 인기를 얻기 위해 애쓰지 말고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라면서 "친 난민, 친 EU가 되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선거에서 모멘텀을 얻고 있다. 포퓰리즘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총선은 화창한 봄 날씨 속에 치러지면서 일찍부터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져 지난 2012년의 투표율 74%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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