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90대 어르신이 수억원 상당 땅을 모든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활용해달라며 서울시에 기부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관악산 공원 용지 569㎡를 시에 기부채납했다.
A씨가 기부한 땅은 난곡공원에 붙어 있다.
공시지가는 약 1억원이지만 실제 감정가는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서울시는 추정했다. 감정가격은 대개 공시지가의 3배로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서울시에 땅을 기부하며 "옆에 있는 난곡공원과 함께 공공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활용해달라"고 뜻을 전했다.
올해 우리 나이로 92세인 A씨는 연초에 자녀를 통해 서울시에 땅 처분 방안을 논의해왔다.
서울시는 이 땅이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보상 대상이지만 재정 문제로 인해 단시간 내 보상은 어렵다는 점을 안내했다.
그러자 A씨 측은 기부 방법도 문의했고 서울시는 절차를 소개했다.
며칠간 고심한 A씨와 가족들은 결국 기부로 뜻을 굳혔고, 2월13일자로 서울시와 계약서에 서명했다.
서울시는 최근에 공원 용도로 땅을 기부받은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개는 상속세가 나온다고 해도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
행여 기부 의사가 있다고 해도 자녀들이 내켜하지 않아 선뜻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부채납된 땅은 기왕에 공원 용지이고 나무도 많기 때문에 오가는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을 정도로만 손을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이달 7일 소유권 이전 등기가 완료되고 일주일 만인 14일 별세했다. 공공을 위한 아름다운 기부로 생을 마무리한 것이다.
서울시는 A씨와 유가족에게 감사 의사를 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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