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이어 황교안까지…엘리트 관료 잇따라 대권꿈 접어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또 한 명의 엘리트 관료 출신이 대권 도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도중 하차한 데 이어 '보수의 아이콘'으로 주목을 받았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마저 15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세계 대통령'을 지낸 반 전 총장이나 법무부 장관 출신의 황 권한대행 모두 관료 사회에서 최정점까지 오른 엘리트로서, 무너진 보수를 일으켜 세울 '안정감'과 '경쟁력'을 갖춘 기대주로 평가돼왔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모두 대권의 높은 벽 앞에서 꿈을 접어야 했다.
고위관료 출신이 대선 국면에서 러브콜을 받았거나 대권 레이스에 발을 담갔지만 결국 현실정치에 뛰어들지 않은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최근에는 범여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한때 대선주자 지지율 1위까지 올랐던 반 전 총장이 지난달 출마를 포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대선판의 무게추가 야당으로 급격히 기울게 됐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황 권한대행처럼 국무총리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김영삼·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고건 전 총리는 당시 범여권 대선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달렸지만 2007년 1월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발표했다.
고 전 총리는 불출마 선언문에서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 부족함을 통감한다"고 밝혔고 이후 정계에서 은퇴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총리를 지낸 정운찬 전 총리도 충청 출신에 경제 전문가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총선이나 대선 등 주요 정치일정이 있을 때마다 영입 대상에 올랐지만 현실정치 문턱에서 매번 '유턴'했다.
정 전 총리는 이번 대선에는 출마할 뜻을 공식 발표했으며 독자 노선으로 창당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지도나 세력 측면에서 본선 도전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참여정부의 2대 총리를 지낸 이해찬 전 총리도 '실세총리' 평가를 바탕으로 2007년 여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참여정부 심판론과 친노(친노무현) 책임론에 묻혀 뜻을 접었다.
이수성 전 총리는 17대 대선 당시 '화합과 도약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 후보로 출마했지만 대선을 엿새 남기고 "국민 화합의 큰 마당을 열어야 할 대선이 정쟁과 이전투구식 격돌이 됐다"며 뜻을 접었다.
김영삼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이홍구 전 총리도 1997년 대선 국면에서 신한국당의 '9룡'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당내 경선 전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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