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무너질라…호주중앙은행 대출규제 카드 '만지작'
투자용 부동산 대출 증가 주목…금융시스템 타격 우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중앙은행(RBA)이 고공행진 중인 부동산 가격의 붕괴에 대비해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호주의 집값은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으며, 거품이 심하다는 평가에도 지난해 시드니는 18%, 멜버른은 13% 각각 상승했다.
호주중앙은행의 미셸 블록 부행장은 14일 한 행사에서 투자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규제에도 대출이 다시 크게 늘고 있다며 부동산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금융시스템의 위험을 경고했다고 호주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블록 부행장은 "개별 은행이 하는 것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모든 은행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함께 유사한 일을 하게 되면 매우 극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록 부행장은 특히 아파트 과잉공급에 우려를 표시했다. 브리즈번에는 전반적으로, 멜버른에서는 부분적으로 과잉공급이 나타나고 있으며, 시드니는 아직은 위험에 덜 노출됐다고 평가했다.
블록 부행장은 또 주요 도시의 급격한 집값 상승을 '거품'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은 채 "부동산 가격의 큰 폭 내림세와 함께 집값보다 대출액이 많은 역자산 현상이 나타나는 미국의 상황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인 호주건전성감독청(APRA)은 지난 2014년 은행들에 투자용 대출의 기준을 강화하도록 했으며, 추가로 투자용 대출의 증가 폭을 연간 10% 이하로 낮추도록 한 바 있다.
은행 몇몇이 이미 대출 증가 한도에 거의 근접해 있고 주요 은행인 커먼웰스는 지난주 자체적으로 추가적인 대출 규제에 나섰다.
블록 부행장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경험이 규제 당국과 중앙은행에 미리 개입 준비를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인 벤 자만과 톰 케네디는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경제가 취약한 시기인 만큼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대출 관리 강화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뜻을 밝혔다.
한편, 14~1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중앙은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준금리가 올해 몇 차례나 오를지로 옮겨갔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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