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테 총리의 VVD·빌더르스의 극우정당 PVV, 제1당 놓고 격돌
4~5개 정당 연립해야 집권…주요 정당들 "PVV와는 연대 안해"
터키와 외교분쟁 막판 변수…브렉시트 이어 '넥시트' 현실화?
(헤이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네덜란드는 15일(현지시간) 임기 4년의 하원 의원 150명을 선출하는 총선거를 실시한다.
올해 '선거의 해'를 맞이한 유럽에서 제일 먼저 실시되는 네덜란드 총선에선 현 집권당인 자유민주당(VVD)과 극우정당인 자유당(PVV)이 제1당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작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유럽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세력을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극우 정당인 PVV의 총선결과와 포퓰리스트 정치인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PVV 대표의 집권 가능성이 관심의 대상이다.
빌더르스 대표와 PVV가 제1당을 차지하거나, 제1당이 못되더라도 선전하며 예전에 비해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될 경우 내달과 오는 5월의 프랑스 대선 본선 및 결선투표, 오는 9월 독일 총선에서도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빌더르스 대표와 PVV는 반(反) 유럽연합(EU), 반(反)이슬람, 반(反)난민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 결과가 '네덜란드판 브렉시트' 이른바 '넥시트(Nexit, Netherlands+Exit)'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빌더르스 대표와 PVV는 집권하면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폐쇄하고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금지하며 난민들에게 국경을 봉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네덜란드와 이슬람문화권, 유럽과 이슬람문화권의 관계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로테르담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터키인들의 터키 개헌안 지지 모임이 무산된 것과 관련, 네덜란드와 터키가 격렬한 외교분쟁에 휩싸이면서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 표심의 향배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VVD와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PVV,기독교정당인 기독민주당(CDA)이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뤼테 총리는 터키 외교장관의 집회 참석을 거부한 것은 물론 네덜란드를 '나치 잔당', '파시스트'라고 비난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사과를 요구하는 등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빌더르스 대표는 터키와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반 이슬람', '반 난민'을 내세워온 주장이 옳았음을 입증하고 있다며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에서 벗어나 반전의 모멘텀을 잡은 것으로 보고 선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CDA의 경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에서 기독교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터키와의 외교분쟁에 차분하고 냉정한 대응을 요구했던 GL(녹색좌파당)이나 D66(민주66당) 등은 사회전반적으로 반(反)이슬람 이수가 부각되면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네덜란드 언론에 따르면 지난 13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VVD는 하원 의원 전체 150석 가운데 23~27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되고, PVV가 19~23석을 얻어 제2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VVD는 현재 40석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번 총선에서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PVV는 현재 12석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비록 제1당이 못되더라도 19석만 얻어도 선전하는 셈이 된다.
이처럼 여러 정당이 난립함에 따라 집권에 필요한 76개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선 4~5개 정당이 연립해야하며 소수 정당도 연정구성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며 '킹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PVV에 대해선 대부분의 주요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제1당이 되더라도 집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연립정부 구성이 난항을 겪으며 수개월 걸리게 돼 정치불안정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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